2016년 미국 대통령에 러시아의 개입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은 기소문에서 3개의 기관과 13명의 러시아인을 기소했다. 이번 기소를 통해 상당히 구체적인 러시아의 선거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 이번 로버트 뮬러 특검의 기소문에는 소셜미디어 채널이 여론 조작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상당히 자세하게 기술돼 있다.
러시아 선거개입 사태는 디지털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 관련 기술과 영향력이 여론조작과 대중들에 대한 기만과 사기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활동은 소셜미디어를 사이버 정치 무기로 활용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일반적인 기소문에는 범죄 방법을 지나치게 자세하게 기술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해당 방법을 통해 모방 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뮬러 특검의 기소문은 상당히 자세하게 위법 내용을 기술했다. 모방 범죄에 대비해 서비스 사업자가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활동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을 3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상사설망으로 익명성 확보=기소문의 "Use of U.S. Computer Infrastructure" 부분을 보면 러시아는 가상사설망(VPN: Virtual Private Network)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 내 서버를 구입했다고 한다. VPN을 구축하는 이유는 접속 IP를 숨길 수 있어 온라인 활동에 대한 추적을 피하고 러시아에서 작업한 것을 숨길 수 있다. 그리고 활동 지역을 미국으로 속여 미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생성할 수 있었다. 미국 현행법에 따르면 선거 캠페인은 반드시 모든 자금 출처를 문서화 해야 하며 외국으로부터 기부를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런 부분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며 활동했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에서 정치 광고를 집행할 경우에는 우편으로 인증을 받는 방법을 도입하겠다는 대책을 밝혔다.
◇유권자를 설득하는 맞춤 메시지=IRA는 트럼프를 홍보하기 위해 트럼프 지지자들의 열정에 기대는 전략을 선택하지 않았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6년 투표 한달 전부터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미국의 비주류 단체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도록 홍보하거나 제3 정당에 투표하도록 설득하기 시작했다. 각 지역별, 인종별, 지역 사회단체별로 선거 캠페인 메시지를 다르게 가져가며 홍보 활동을 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가짜뉴스에 대처하지 못하는 미디어 환경=IRA는 미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파고들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이 접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파악할 능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즉, 가짜뉴스에 속기 쉬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미디어 환경은 이미 파편화된 전통 미디어 환경과 양극화된 정치 환경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9월 미국 당국이 러시아의 위법 행위를 단속하기 시작했을 때 피고 중 한 명인 카페르지나(Irina Viktorova Kaverzina)는 가족 중 한 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자기가 만든 가짜 정보들을 미국인들은 모두 미국인이 작성해서 올린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내용이 있다.
러시아 기업과 다수의 공모자들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소에 대한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겠다. 불법적인 여론 조작 활동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비하고 수사해야 한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모방범죄나 모방 여론조작이 생기지 않도록 시민들과 관련 기관들이 철저하게 감시하고 신고해야 하겠다.
가짜뉴스는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불신을 조장한다. 상호 소통의 원활하게 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오히려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불신 사회를 만든다면 존재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핵심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이와 관련하여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며 대한민국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