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근로자 포함 방안 등 거론
매각 후 전기차 생산기지로 전환
'호주식 해법' 국내 적용 검토중
연 30만대 최신설비… 비용 높아
고임금 인력 2000여명 승계 부담
업계 "실제 인수자 나설지 의문"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의 경영 실사가 이번 주부터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지엠 군산공장 매각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 일각과 지역 경제계 등을 중심으로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제3자 매각 해법으로 기존 근로자를 포함한 패키지 매각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군산공장의 제3자 매각 후 전기자동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호주식 해법'을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지난 20일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3자 매각 가능성에 대해 "인수 의향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의 3대 주주로 6.0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공장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상하이차는 최근 GM과 연구개발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GM의 인도 할롤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하이차는 쌍용차 사태 때 '먹튀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에 인수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수 가격 문제도 변수다. 고용승계 문제와 막대한 인수 비용 때문에 제3자 매각 과정이 매우 험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군산 공장의 가치는 인력, 자동차 생산설비와 토지가 함께 있을 때 유지될 수 있고, 설비와 토지를 분리 매각할 경우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공장과 비교할 때 GM 본사가 계속 지적해온 군산공장의 고임금·저효율 문제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군산공장은 국내에서는 가장 최근에 지어져 비교적 최신설비를 갖춘 공장이다.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인수 비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조원이 투자된 삼성자동차는 르노로 10분의1 가격인 3000억원에 팔렸지만, 지금은 이 같은 헐값 매각은 어려울 것"이라며 "실제 인수자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실제 인수자나 나설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기차 제조사들은 군산공장 부지를 신산업 단지로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육성 전진기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호주 사례가 거론된다. 호주에서 엘리자베스 공장을 두고 홀덴 브랜드로 크루즈 등을 생산·판매하던 GM은 2013년 말 경영난 속에 정부 지원마저 끊기게 되자 2017년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GM홀덴과 호주 정부는 1600여 명의 직원이 새로운 일터를 찾도록 지원하면서 공장 매각 대상도 찾아 나섰다. 2015년 벨기에의 한 사업가가 기존 플랫폼으로 자동차를 계속 생산하겠다며 공장 인수를 타진했으나 회생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그러나 올해 1월 영국 철강회사 리버티 하우스가 주축이 된 GFG 얼라이언스가 공장을 인수, 전기차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호주 정부는 GM에 GFG 측 인수 제안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 정부도 군산 공장을 제3자에 매각, 신산업 육성 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지엠 군산공장 직원 2000여명의 고용승계 문제 등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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