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 내달 주총 앞두고
사외이사 교체 최대 현안 부상
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재추천
경영진과 치열한 표 대결 불가피
신한·우리은행 노조도 도입 추진
업계 "경영권 훼손 우려" 부정적

금융지주사들의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근로제 추천 이사제 논란이 다시 점화될 전망이다. 주요 금융사들이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들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작업을 예고한 가운데, KB금융 노조를 시작으로 주요 금융 노조들이 근로자추천 이사제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각각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8명의 사외이사 후보 중 5명은 재추천하고,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과 박병대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최경록 CYS 대표이사를 새로 추천했다. KB금융도 임기 종료를 앞둔 6명의 사외이사 중에서 기존 3명은 재추천하고, 선우석호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와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법무법인 남부제일 대표 변호사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내달 정기주총에서 의결을 거쳐, 이들 신임 사외이사진에 대한 인선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들 금융사들은 금융업종의 전문성과 함께, 새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기조에 부합할 수 있는 인사들을 대거 사외이사진으로 기용하면서, 예년에 비해 사외이사 인사폭이 컸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아직 사외이사 교체에 나서지 않은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한다. 하나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이 임기가 끝나고, NH농협금융은 4명의 사외이사 모두 임기가 완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 진입 여부가 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장, KB금융 노조가 주주제안 방식으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 23일 열리는 KB금융 주총회에서 이미 세 후보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사측과 권 교수를 추천한 노조간에 치열한 표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KB금융 노조는 지난해 11월에도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주주들의 반발로 부결된 바 있다. 하지만 KB금융 노조는 이번에는 근로자추천 이사진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번에도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이 이번에도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과거와 달리 권 교수는 이렇다 할 결격사유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노조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정책공약으로 제시한 상황이어서, 정치적으로도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KB금융을 비롯해 대부분의 금융권에서는 근로자추천 사외이사 기용에 부정적이다. 자칫 회사와 대립각에 있는 노조추천 사외 이사진들이 기용될 경우, 경영진과 주요 주주들의 결정에 사사건건 충돌하며 경영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금융사 주요 주주들이 '귀족노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금융노조의 사외이사 진출에 부정적이어서, 최종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 노조의 근로자 추천 이사제 시도가 다른 금융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KB금융에 이어 신한은행, 우리은행 노조도 올해 중으로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한은행은 아직 적절한 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사외이사 추천은 다음 주총으로 연기한다는 계획이고, 우리은행 역시 정부 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뒤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 노조는 당장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추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김정태 회장 3연임 반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고, 농협은행은 내부적으로 농협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별로 상황이 달라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 시점이 다를 수 있다"면서 "전 은행권이 큰 틀에서 사외이사 추천 등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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