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로 촉발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박이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통상압박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노골적이고, 또 무차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실제, 미국 무역위원회가 한국산 세탁기가 자국내 산업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판명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세탁기를 무차별적으로 세이프가드에 포함시켰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에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세이프가드를 부과하면서, 국제적으로 '이중규제' 조치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강공 일변도의 통상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미국의 일방적인 통상압박이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서 우리나라의 주 수출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지로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수입제한 조치가 자칫 수출주력 품목으로 확대될 경우, 그동안 수출시장에 의존해 온 한국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문재인 대통령도 "당당하고 결연하게 맞서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맞춰 통상당국도 WTO 제소를 비롯해 강경모드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제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한미간 '강대강' 통상대결 구도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들이 많다.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국가간 통상마찰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할 WTO 제소를 통해서 우리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WTO에서 우리 손을 들어 준다 하더라도,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일방적인 통상압박에 맞서, 1:1 강공책을 쓰기 보다는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국가들과 공동 연합전선을 구축함으로써, 협상력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2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통상압박 조치에 대해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대응하기 보다 세탁기의 경우는 베트남 및 태국, 태양광의 경우는 멕시코 및 캐나다 등과 공동 대응하는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국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과 1:1 정면 대결하기 보다는 피해를 보고 있는 여러 국가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함으로써 협상력을 극대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강대국의 일방적인 통상압력에 당사국들이 공조해 이를 무마시킨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캐나다는 미국이 자국의 소형 민간 항공기에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치를 취하려 하자 영국과 공조해 이를 차단시킨 바 있다. 지난 2002년에는 미국이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했지만, WTO에 8개국이 제소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오는 3월 WTO 제소를 추진중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미국의 통상조치로 피해를 본 국가들과 공동대응을 취할 움직임이다. 당장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피해를 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이 같이 보조를 취할 우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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