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이사회 열고 사임안 승인
홀딩스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호텔롯데 지분 '19.2%' 대주주로
한국롯데 신규투자 등 간섭우려
일본에 '종속 상황' 초래될 수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이하 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홀딩스가 일본 경영진 단독대표 체제가 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 시절부터 50년 넘게 이어온 '한·일 원롯데 경영'이 크게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사회를 열고, 최근 구속 수감된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안을 승인했다. 지난 13일 신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최씨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일본 재계에선 경영진이 구속되거나 기소될 경우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관례다. 다만 홀딩스 이사회는 신 회장에 대해 이사직과 부회장직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그룹은 재일교포 사업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현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한 데 이어, 1967년 한국에서 롯데제과를 만든 뒤부터 한·일 롯데의 통합경영을 발판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신동빈 회장이 홀딩스 대표에서 물러난 만큼 한국 롯데그룹 경영과 관련한 주요한 결정이 현지 경영진의 단독 판단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홀딩스는 신 회장 사임에 따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재계는 일본 홀딩스가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02%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활용해 한국 롯데가 진행하는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 사사건건 간섭하거나 제동을 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에 종속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1.42%), 롯데케미칼(12.68%), 롯데물산(31.13%), 롯데알미늄(25.04%), 롯데상사(34.64%), 롯데캐피탈(26.60%) 롯데지알에스(18.77%)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롯데 안팎에서도 쓰쿠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중심이 된 일본인 전문 경영인진이 신 회장 유고를 계기로 일본 롯데의 주축으로 경영권을 틀어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인 전문 경영진이 일본 롯데의 실권을 장악하려 할 경우 50년 넘게 이어져 온 한일 롯데의 통합경영에 일대 파란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배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한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뉴롯데' 체제의 퍼즐을 맞추는 데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신 회장 사임으로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 움직임도 나올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6월 홀딩스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시주총을 소집해 경영권 복귀 시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50%+1주'를 확보하고 있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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