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일본도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규제 장벽을 높였다. 안전성 문제가 주된 이유이긴 하지만, 자국 배터리 산업 보호 목적도 읽힌다.
21일 코트라(KOTRA)와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내년 2월 1일부터 일본전기안전인증(PSE)을 받지 못한 기준 미달 휴대용 보조 배터리의 수입·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기기 내장 배터리는 규제에 포함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사용 급증으로 보조 충전 배터리의 발화 사고가 매년 급증하는 데 따른 조치라고 일본 정부 측은 밝혔다. 일본 제품평가기술기반기구(NITE)에 따르면 일본 보조 배터리 발화사고는 2015년 24건, 2016년 51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PSE 인증을 받는 데에는 제품·서류에 문제가 없을 경우 약 4~5개월 걸린다. 국내에선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PSE 인증 대행을 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미 기존에도 일본 배터리 수출을 위해선 PSE 인증을 필수로 받은 만큼 이번 규제 조치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산 배터리를 이용해 휴대용 보조 배터리를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는 업체는 내년 2월 안에 별도 PSE 인증을 받아야 한다.
김승호 일본 도쿄 무역관 과장은 "이 규제는 안전성 확대를 위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저가 외국산 보조 배터리의 무분별 수입을 막는 비관세장벽의 역할도 가진다"며 "우리 제품은 중국산보다 높은 기술 경쟁력과 일본산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 등을 무기로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무역통계 정보사이트인 글로벌트레이드 아틀라스에 따르면 일본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액은 2015년 6억3345만 달러에서 2017년 8억732만 달러로 27.4% 증가했다. 국가별 점유율은 작년 기준으로 중국이 56.61%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우리나라는 2015년 9.28%에서 2016년 12.13%까지 점유율을 늘렸지만, 작년은 11.25%를 기록해 소폭 하락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보조 배터리를 한국산으로 위장해 판매하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며 "안전규제 강화는 국내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자국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2016년 초부터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이라는 제도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장착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