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조사…4%는 이미 도입 "소규모 프로젝트로 시작 적절 데이터 관리 역량부터 쌓아야"
전 세계 기업 절반 가까이가 인공지능(AI)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가트너가 내놓은 '2018 CIO(최고정보책임자) 어젠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3160개 글로벌 기업 중 4%는 AI를 이미 도입했고, 46%는 도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위트 앤드루스 가트너 부사장 겸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질적인 도입률은 아직 낮지만, CIO들이 구매, 구축, 아웃소싱 등에서 AI 시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기술 도입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트너 연구원들은 AI 도입 과정에 대해 조언을 내놨다.
앤드루스 부사장은 "AI 프로젝트로 실적 향상 같은 큰 성과는 기대해서 안되며, 절차 개선, 소비자 만족, 재무 벤치마킹 같은 비정량적 성과를 목표로 소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며 "AI 프로젝트는 대규모 실험이나 시범 프로젝트 등을 실시할 때 참고하는 수준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기업에서는 AI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재정적 목표치부터 설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목표치를 가능한 낮게 설정해야 한다"며 "우선 몇천 또는 몇만 달러 수준의 작은 목표를 수립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후 더 큰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건비 절감에만 초점을 둘 경우 신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앤드류스는 "AI의 단기 효과는 직원들이 보다 높은 가치의 생산활동을 하도록 장려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트너는 2020년까지 기업의 20%가 신경망을 모니터링하고 안내하는 작업에 직원들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앤드류스는 "무한 복제가 가능한 AI 일꾼만으로 대규모 팀을 구성해 직원들처럼 업무를 하게 하는 것보다는, 업무 일선에서 직원들과 AI가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생산적일 것"이라며 "AI의 의사결정 지원이 일상적 업무를 더욱 개선하고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다수 기업은 AI 도입 준비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터 사이언스를 내부적으로 소화할 기술이 부족하고,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외부 업체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았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53%는 자사 데이터마이닝과 데이터 활용 능력을 가장 낮은 '제한적' 등급으로 평가했다.
가트너는 2022년까지 85%에 달하는 AI 프로젝트가 데이터나 알고리듬, 혹은 이를 관리하는 팀의 편향적인 판단 때문에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짐 헤어 가트너 리서치 담당 부사장은 "데이터는 AI 프로젝트의 원유와 같으며, 기업들은 AI 이니셔티브를 위해 되도록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 같은 기술을 외부 업체에만 의존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초기 AI 프로젝트 과정에서 내부 직원들이 외부 전문가의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고,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전 내부 역량을 쌓아야 한다는 것.
AI 프로젝트에서 외부 서비스 업체의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을 활용하는 경우, AI가 의사결정에 도달하는 방법이 서비스 계약에 구체적으로 기술돼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앤드루스는 "경영진들은 AI 시스템이 왜 효과적인지 이해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이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층 신경망과 같은 고급 분석 모델의 세부적인 내용을 서비스 계약서에 상세히 기술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고객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가시화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AI 프로젝트 시행이 규제나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경우, 법적으로 이와 같은 구체적인 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