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서비스 초반부터 투입돼 캐릭터·몬스터 애니메이션 작업 "트렌드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편하게 즐기는 게임 만들고파"
게임짓는 사람들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함께한 17년 정대희 그라비티 온라인 2D 그래픽팀장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 2002년 출시한 이후 17년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그라비티의 PC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판타지 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와 그래픽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해 왔다. 라그나로크 서비스 초기부터 게임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물, 인물들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일을 맡아 온 사람이 있다. 바로, 정대희(38·사진) 그라비티 온라인 2D 그래픽 팀장이다.
정 팀장은 하루라도 빨리 게임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고 싶어 다니던 대학을 뒤로하고 그라비티에 입사했다. 그만큼 그는 현장 경험이 굵은 개발자다.
정 팀장은 라그나로크가 출시된 2002년, 그라비티에 입사해 게임업계에 발을 디뎠고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을 라그나로크와 함께 보내왔다. 그라비티에 입사한 직후 주어진 임무는 라그나로크의 캐릭터, 몬스터를 비롯해 게임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물들에 움직임을 더하는 일이었다. 게임 속 세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정 팀장은 "라그나로크 서비스 초기에 투입돼,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사물들의 이미지를 생산하는 '도트 스프라이터'로 일했다"며 "주로 캐릭터나 몬스터에 움직임을 주는 업무를 담당했다. 움직임 하나하나를 그려내는데 공들였던 기억이 난다. 특히 각 캐릭터의 직업군에 어울리는 움직임과 탈 것을 연출했는데 이러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이 호응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진 작가의 판타지만화,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라그나로크는 그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이 게임을 만났기 때문에 어린 시절 꿈꿔 온 만화가의 꿈을 게임 개발이라는 다른 형태로 이룰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 팀장은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장래희망은 늘 만화가였다"며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게임 '라그나로크'에서 그래픽 작업을 해 오면서, 만화가의 꿈을 조금은 다른 형태로 이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의 온라인 게임에 청춘을 바쳐 온 정 팀장에겐 나름의 개발 철학이 있다. 트렌드 변화를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말자는 것이다.
그는 "게임의 트렌드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이를 맹목적으로 따라가기 보다는 변화하는 트렌드를 이해하려 노력하되, 개발자로서의 자아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렌드에 휩쓸려 내가 진짜 개발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경우, 보다 간편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웹 기반이든 모바일 기반이든 이용자들이 책 읽듯이 할 수 있는 게임, 구체적으로는 정적인 스토리를 배경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나로크는 신과 인간들이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게임은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동남아, 유럽 등 80여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며 2017년 기준, 누적 등록 이용자수가 6200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