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혔지만, 최근 들어 살짝 주춤했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부가적인 재미를 주고 한국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알리고 있다.
삼성전자, KT, 코카콜라 등이 홍보관을 꾸린 강릉 올림픽파크 한편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동계올림픽 종목을 VR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 중이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알파인스키, 스피드스케이팅, 스키점프, 봅슬레이를 VR로 체험해볼 수 있다. 봅슬레이는 썰매와 유사하게 앉아서 체험할 수 있고, 나머지는 스키에 신발을 끼워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지난 12일 방문한 강릉 부스엔 특히 외국인 관람객들이 체험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잉글랜드에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는 알랙스는 "VR로 봅슬레이를 경험했는데, 손쉽게 앉아서 보기만 하면 봅슬레이를 역동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재밌었다"고 말했다.
각 종목의 체험시간은 1분 남짓이다. 관람객들은 한 종목을 체험한 뒤 옆 종목으로 옮겨가기도 했지만,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체험관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스키를 체험한 일본에서 온 코스케는 "재밌었지만, 구역질이 나는 것 같다(Disgusting)"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기자가 봅슬레이를 체험해보니, 경기장을 가상으로 구현해 실감 났지만 코너를 돌고 속도가 나는 부분에선 어지럼증이 느껴져 눈을 감고 체험을 마쳐야 했다.
콘텐츠진흥원은 2016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한 VR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공고하고 약 15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에는 바이애슬론 종목을 추가해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강릉부스에는 주말 기준 400~500명가량의 관람객이 방문해 체험하고 있다"며 "외국인 관람객이 3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AR은 길 찾기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었다.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 'AR 웨이즈(AR Ways)'는 스마트폰 화면 내에서 현실의 길 위에 안내 표시를 띄워 평창 올림픽 관련 주요 시설의 경로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인천국제공항과 강릉 진부 등 KTX역, 강릉 올림픽파크, 평창 올림픽플라자 등의 실내외에서 이 앱을 이용해 AR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티켓에 적힌 좌석 번호를 앱에 입력하면, 자리까지 안내도 돕는다.
이 앱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 등 5개국어를 지원하며, AR 지원이 되지 않는 구역에선 네이버 지도로 길 찾기를 돕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KT 컨소시엄 등이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다운로드 수 1만8000여건을 기록 중이다. 평창 올림픽 관계자들은 관람객들이 길을 물으면 이 앱 다운로드를 권장하고 길 찾기를 안내하고 있다.
VR·AR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MR은 강릉역에 위치한 ICT스퀘어에서 접할 수 있었다. MT은 VR·AR에 홀로그래픽 기술까지 포함한 것을 말한다. 기기를 쓰고, 현실 세계 위에 덧대지는 가상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ICT스퀘어에서 MR을 체험해보니, 산의 지형을 형상화한 현실의 모형에 올림픽 경기장이 세워지는 과정을 3D 안경 없이 입체로 볼 수 있었고, 각 경기장 관련 경기 정보도 선택해 재생할 수 있었다. 머리에 쓴 기기를 통해 나타나는 가상의 메뉴에 엄지와 검지를 크게 붙였다 떼면 기기가 동작을 인식해 클릭이 된다. 전홍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은 "5G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 콘텐츠들을 실시간으로 가져오는 것"이라며 "5G와 관련해 한국과 '노키아'의 고향인 핀란드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올림픽에서는 기술을 통해 관람객들이 MR를 경험하고 간접적으로 5G를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기자와 만나 "5G의 속도, 용량이 탁월함을 느낄 수 있다"며 "ICT관에 외국인이 많이 없어 아쉬운데, 앞으로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릉(강원)=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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