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가 새롭게 발견한 계좌까지 포함해 1229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차명계좌 중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인 삼성증권에서만 900개 이상 만들어져, 삼성증권이 이건희 회장의 사금고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일 이건희 회장의 1229개 차명계좌 중 증권계좌 1133개(은행 계좌 96개)에 대한 계좌 개설 내역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삼성 차명계좌의 대부분인 97.8%는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에 개설됐고, 총 1133개 증권계좌 중 918개(81%)가 삼성증권에서 만들어졌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85개(7%), 한국투자증권 65개(6%)를 기록했다.
이처럼 증권계좌가 차명계좌로 활용된 것은 주식 형태인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보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회장 차명재산 관리에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동원됐고, 차명주식 운용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까지 여러 사유로 차명 및 가명 계좌를 유지했다고 하더라도 금융실명제가 실시 된 이후에는 더 이상 차명 거래를 하지 않거나 줄여나가야 한다"면서 "이 회장은 금융실명제 이후 오히려 차명계좌 대부분을 신규 개설하는 등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삼성증권이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하는 사금고로 기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증권은 다른 증권사를 이용한 차명주식 운용이 어려워진 금융실명제 이후 차명재산 운용을 거의 전적으로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