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당기순익 3조3119억원 달성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증권·보험·카드 수익 고른 비중 은행 부문서도 국민은행 순익이 신한은행보다 4600억 가량 많아 글로벌 사업선 신한보다 뒤쳐져
리딩뱅크 경쟁에서 KB금융이 승리했다. 금융지주사 간 실적 비교가 가능한 2011년 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KB금융은 2008년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순익 3조원을 훌쩍 넘기면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글로벌 부문에서는 신한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드러나, 해외진출 과제가 더욱 시급해졌다.
KB금융은 8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3조31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순익보다 54.5%(1조1682억원)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2조9179억원의 순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KB금융이 연간 실적으로 4000억원 가까이 앞선 셈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희망퇴직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4분기에 3000억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KB금융도 국민은행 희망퇴직 비용 1550억원과 PS 비용 1900억원 등 4분기에 345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서도 국민은행의 실적이 신한은행을 크게 앞질렀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25.6% 증가한 2조1750억원을 기록해, 신한은행(1조7110억원)보다 4600억원 가량 앞섰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은행과 카드의 수익비중이 전체의 90%에 달해, 수익 포트폴리오가 은행과 카드에 집중돼 있지만, KB금융은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들도 고른 비중을 차지해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KB증권은 2016년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7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KB손보는 지난해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순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KB캐피탈도 전년 대비 24.8% 증가한 1208억원의 순익을 나타냈다. 반면 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6.4% 감소한 296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KB금융은 글로벌 진출부문에서 큰 과제를 안게 됐다. KB금융은 은행(23개)과 증권(4개), 보험(10개), 카드 등을 포함해 40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신한금융은 은행 158개, 증권 6개, 카드 12개 등 총 178개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 격차가 크다.
특히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30% 이상 증가한 2350억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KB금융은 2023년까지 그룹 수익에서 10%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높이겠다는 목표만 제시해 놓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는 KB금융이 증권과 보험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며 "이러한 영향이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앞서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과제가 여실히 드러난 한 해였다"며 "KB금융은 해외진출 부문에서 신한금융은 은행과 카드에 집중된 수익 비중을 다변화 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