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완전자율 주행에 첫 성공
1만대 보급, 나무 60만그루 효과
투싼전기차보다 주행거리40%↑
내비 연동 주행·연비정보 확인
한번에 최대 6.33㎏ 수소 충전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기차 '넥쏘'가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기차 '넥쏘'가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타 보니

현대자동차 엠블럼을 단 파란색 번호판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들이 경기도 여주휴게소로 들어왔다. 주차를 마친 자리 뒤쪽은 배기구에서 흘러나온 물로 바닥이 흥건하다. 흔히 SUV 뒤쪽에서 풍기는 메케한 냄새는 전혀 없다. 물은 차량 내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발생하는 연료전지 특성 때문에 배출된 것이다. 매연 대신 물을 배출하는 셈이다. 차는 바로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4단계 고속도로 완전자율 주행에 성공한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은 "넥쏘가 1만대가 보급되면 나무 6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나타나며, 경유차 2만대의 미세먼지를 없애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5일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넥쏘 시승행사를 열었다. 시승 구간은 현대모터스튜디오가 있는 경기도 고양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의 메달하우스까지 250㎞ 구간이다. 고양스튜디오에서 여주휴게소까지 120㎞, 여주휴게소에서 횡성휴게소 60여㎞, 횡성휴게소~평창 메달하우스까지 60여㎞ 등으로 시승 구간을 정했다.

주행 시작은 일반 전기차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무런 소음이 없다. 변속기도 없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마찬가지로 버튼식 변속기를 적용했다. 변속기가 없는 차가 낯설기만 하다. 변속기 자리에는 기존 센터페시아에 위치했던 인포테인먼트시스템과 온도조절기 등 차량 내 편의장치를 위한 버튼들이 배치됐다.

운전석 계기반은 왼쪽에 주행가능 거리, 오른쪽에 속도를 표시한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한 주행 정보나 연비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주행 중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선을 변경하는 뒤쪽 상황을 카메라로 보여준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그대로 치고 나간다. 전기차와 같은 순간 가속력은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엔진소음이 없다 보니 주행 소음이 그대로 귀를 간지럽힌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09㎞다. 이전 투싼 수소전기차(415㎞)보다 40% 늘어났다. 전기차로는 세계 최장 주행거리다. 현대차는 도요타 등이 참여한 세계 수소위원회 회장사로서 체면을 세웠다.

넥쏘의 복합 연비는 수소 1㎏당 96.2km(17인치 타이어 기준)다. 한 번에 최대 6.33㎏까지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 현재 수소의 1㎏ 당 평균가격이 1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휘발유보다는 조금 싸고, 경유보다는 조금 비싼 수준이다. 앞으로 수소충전소가 늘어나고, 운송체계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 메달하우스에는 4대의 넥쏘 자율주행차가 대기 중이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탔던 차다. 서울에서 이곳 평창까지 자율주행으로 도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면 아마도 고속도로부터 우선 자율주행 모드로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주행과 달리 주변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차량 내에는 3D 맵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앞뒤로 2대가 설치돼 있다. 모니터는 사람, 차량 등 탑승한 차량 근처의 사물을 인식한다. 운전석에 탑승한 연구원이 설정한 목적지부터 5㎞ 구간 동안 운전대가 스스로 회전하고, 교통신호에 맞춰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차량 스스로 주행했다. 주차까지 스스로 한다. 스마트키 전진, 후진 버튼만으로 차량에 탑승하지 않고, 차를 앞 뒤로 움직일 수 있다.

수소연료전기차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현대차가 2013년 가장 먼저 선보였다. 도요타가 세단형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내놨고, 혼다가 역시 클래리티를 선보였지만, 여전히 수소전기 SUV는 현대차만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탱크를 얹는 차의 특성상 적재공간이 줄어든다는 단점을 3개의 탱크 시스템 적용과 최적 배치로,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839ℓ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현재 양산 중인 투싼(TL·796ℓ)과 이전 세대 투싼 수소차(675ℓ)보다도 넓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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