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 언어 지원… 문자 번역도 평창올림픽 전문용어 AI로 학습 소음에 약해 인식률 개선 숙제
말랑말랑 지니톡 이미지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써보니
"尖沙咀站在里(침사추이역은 어디에요?)"
"往前直走(앞으로 가세요)"
최근 기자는 개인적인 일로 홍콩을 다녀왔다. 중국어를 한 자도 몰라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한글과컴퓨터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선보인 '말랑말랑 지니톡(이미지)'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출국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니톡을 실행한 후 현지인에게 우리말로 침사추이역 위치를 물었더니 바로 중국어로 자동 통역돼 음성으로 질문했고 현지인의 답변 역시 우리말로 되돌아왔다.
자동 통번역에 짧은 시간이 걸렸지만, 지니톡으로 현지인과 의사소통이 돼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외국어를 못해도 스마트폰 앱만 있으면 해외여행 시 외국어 울렁증을 극복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지니톡은 평창올림픽 공식후원사인 한컴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 통번역 SW로, 언어장벽이 없는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됐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지니톡은 올림픽 공식언어인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은 물론 확장팩을 설치하면 헝가리어 등 29개 언어의 통번역까지 지원한다. 기자처럼 음성인식 통역을 비롯해 문자입력 번역, 이미지 내 문자 번역이 가능하다. 외국어 사전을 검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면 이미지 내 문자도 AI를 통해 우리말로, 원하는 외국어로 번역해준다. 한컴은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통번역 서비스를 위해 외국어 전체 데이터를 USB 메모리카드에 담은 단말기도 선보였다. 특히 동계스포츠 종목의 전문용어 데이터베이스(DB)를 학습시켜 대회 성공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자가 홍콩의 게스트하우스 다인실에 머물면서 만난 영국인, 독일인과도 지니톡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었다. 지니톡으로 외국인과 작은 이야기꽃을 피우니 얼마 전까지 침대 한쪽에서 침묵수행을 하던 때가 우습기만 했다.
그러나 아직 지니톡은 완벽하지 않다. 한컴에 따르면 한국어 음성인식률은 98%라고 하지만 통신 사정, 음성 크기 등에 따라 조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통번역에 걸리는 지연 시간과 스마트폰 마이크에 대고 크게 말하지 않으면 인식이 잘되지 않는 것은 개선해야 할 숙제다. 스마트폰과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의 대화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한컴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때 한국을 찾는 세계 선수단과 관계자, 여행객들이 지니톡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지니톡이 언어장벽을 극복하는 성공적인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