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적절한 예방법이나 치료 수단이 없었던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의 원인을 밝혀냈다.
UNIST 생명과학부 권혁무 교수(사진)팀은 당뇨병으로 신장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증의 원인 유전자를 찾고 발병원리를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당뇨병 초기에 신장질환을 예측하거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이 10년 이상 진행되면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 셋 중 한 명은 이 질환에 걸린다. 특히 말기신부전증의 가장 큰 원인이 당뇨병성 신증일 정도로 위험하지만 마땅한 예방이나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당뇨병 초기에 어떤 변화가 신장 손상으로 이어지는지 살폈다. 당뇨병에 길린 실험 쥐를 살핀 결과, 높은 혈당이 면역세포(대식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발하면서 신장이 손상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체내 혈당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우리 몸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침투한 것으로 인식한다. 이 때 대식세포는 침투세력을 공격하는 염증반응을 시작해 이동성이 높아진다. 그 결과 대식세포가 신장까지 침투해 정교한 신장조직을 손상시킨다.
연구진은 고혈당이 대식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도해 신장을 손상시키는 과정에 '톤이비피'라는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뇨병에 걸린 실험 쥐에서 톤이비피 유전자를 제거하자 신장질환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유전자의 변이는 사람의 당뇨병에도 동일하게 작용했다. 연구진이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학 내과와 노인의학연구소 교수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 백인 환자의 톤이비피 유전자의 변이가 염증과 신장손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당뇨병성 신증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밝혀 초기 당뇨환자에게 발병위험을 예측하고 조기 예방·치료의 길을 열었다"며 "현재 톤이비피 유전자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장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신장의학회지'((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