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PC+모바일' 다양한 미디어 행태 반영한 새 시청률
통합시청률 타당성과 측정의 효율성 확보 중요
플랫폼에 적합한 조사·통합 방법론 정교화돼야
미 닐슨, 페북·유튜브 동영상 시청 데이터 포함
영, 실시간 시청률과 구분 '골드 스탠다드' 산출
국내서도 '가치분석 시스템' 등 연구개발 활발


[디지털타임스 김지영 기자]최근 통합시청점유율 도입의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통합시청점유율은 기존 TV 시청률 조사에 스마트폰이나 PC, IPTV 등으로 본 시청률을 합산해 집계한 시청률을 말합니다. 산업적 측면에 점유율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통합시청률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TV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PC로 방송을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죠. TV 실시간 방송 조사만으로는 진짜 시청률을 알기 어려워지면서 통합시청률 도입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합시청점유율은 둘러싼 방법론 개발과 쟁점 해결 및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은 데다 실시간 시청과 비실시간 시청의 합산 기준, 시청유형별 가중치 부여 여부, 조사 대상이 되는 방송프로그램의 범위 등 다양한 이슈가 얽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의 시청 행태를 반영한 새로운 시청점유율 조사 방법이 필요하다는데 학계는 물론 정부와 사업자들도 모두 동의한다는 게 중론이죠. 이에 해외에서는 이런 시청 행태를 반영한 다양한 통합 시청률 관련 방법론이 개발되고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에서는 이미 주요 기관들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SNS 플랫폼을 통한 영상 시청도 중요한 측정 대상으로 편입된 가운데, 통합시청률의 타당성과 측정의 효율성 확보를 위한 방법론의 정교화가 지속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2009년 지상파 방송사 NBC와 미디어 업체 비아콤 등 방송 미디어를 비롯해 광고대행사와 광고주 등이 함께 결성한 CIMM(Coalition for Innovative Media Measurement)이 크로스 플랫폼 측정도구를 개발했습니다. 이에 닐슨의 'Digital Content Ratings'에는 2017년 8월 15일부터 페이스북, 훌루, 유튜브의 동영상 시청 데이터가 포함되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닐슨은 TV와 디지털 콘텐츠 클라이언트를 위해 모든 플랫폼에서 시청률을 나란히 표시함으로써, 광고주들이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PVR(Personal Video Recorder)11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TV 다시보기 서비스가 활성화된 대표적인 유럽 국가로서 시청률 조사를 전담하는 비영리조직인 BARB(Broadcasters Audience Research Board)가 통합시청률 조사를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2013년 비실시간 시청률까지 조사를 확대했으며, 기존 PC와 노트북PC 대상의 조사에서 2014년에는 태블릿PC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한 상태입니다.

BARB의 목표는 전달 플랫폼에 관계 없이 프로그램 및 상업용 콘텐츠를 포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시청률 측정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인데요. BARB는 PVR의 시청률을 반영하기 위해 1일 이내 시청과 이후 시청을 기술적으로 구분하고 인구통계 정보와 시청 습관, 유료방송 가입자 분포 등 정확한 패널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조사를 진행했습니다. BARB는 온라인 측정기술을 통해 패널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단말기로부터 시청기록 데이터를 수집 하고, 본 방송이 방영된 이후 1주일 동안의 시청기록을 실시간 시청기록과 합산해 통합시청률을 산출합니다. 이 자료는 'BARB 골드 스탠다드(BARB gold standard)'라고 명명돼 실시간 시청률과 구분되는 자료가 됩니다.

독일 역시 시청률조사기구 AGF(Arbeits Gemeinshaft Fersehforschung)는 고정형 TV 시청률 측정을 위한 패널과 데스크톱PC를 통한 동영상 시청률을 측정할 수 있는 패널을 분리해 운영 중입니다. 각각의 패널을 구성할 때는 모집단의 대표성 확보를 위해 지역, 가구주의 연령과 교육수준, 유료방송 가입 여부 등의 변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방송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평가할 때 TV 시청률을 보완하는 새로운 평가 방식이 도입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콘텐츠에 대해 시청자가 인터넷에 기사, 게시글 및 댓글 등으로 나타낸 반응을 조사해 가치를 분석하는 방송콘텐츠 가치정보 분석시스템(이하 '가치분석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지난 11일부터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수동적인 '단순시청'에서 능동적인 '반응'에 초점을 맞춰 다채널 멀티플랫폼 환경과 시청행태 변화 등을 반영할 방침이죠.

가치분석시스템은 국내 방송콘텐츠에 대해 인터넷상에 나타난 국내외 시청자반응을 수집한 결과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데요. 시청자는 시청률 이외에 방송콘텐츠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추가로 제공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형태의 통합시청률 도입 논의는 TV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고 다양한 플랫폼과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TV 시청행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점점 더 활발해 질 전망입니다.

영상 콘텐츠 플랫폼과 스크린의 분산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통합시청률의 측정 방식이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각 플랫폼에 적합한 조사방법과 데이터 통합을 위한 방법론이 더욱 정교해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실시간 시청과 비실시간 시청의 합산 기준, 시청 유형별 가중치 부여 여부, 조사 대상이 되는 방송 프로그램의 범위 등에 대해 다양한 이해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연구를 참고해, 시청자 중심의 시청률 분석이 필요할 것입니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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