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르는 부동산 규제 대책을 두고 여론이 날로 싸늘해지고 있다. 정부가 과거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었던 대책을 재탕하면서 역효과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새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비율이 34%로 '잘하고 있다'(24%)를 앞질렀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와 비교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4%에서 24%로 20%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정 평가는 23%에서 34%로 11%포인트 증가했다.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사람들은 집값 상승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규제 부작용 우려·풍선 효과 △서민 피해·서민 살기 힘들다 △투기 못 잡음 △일관성 없음·오락가락함 등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 업계는 최근 검토한다고 밝힌 재건축 연한 연장 역시 풍선효과로 현재 재건축을 추진중인 준공 아파트 몸값만 천정부지로 치솟게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강남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일관된 규제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1970년대 지어진 대치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은 재건축 연한이 40년으로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사업 추진에 영향을 받지 않아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현욱 더굿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자금과 수요가 많은 강남 시장은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연장하게 되면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희소성에 따른 몸값만 더 높아지도록 부추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현재 진행 중인 세무조사를 철저히 해 자금 출처를 명확히 하는 방안이 단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알앤씨연구소 소장은 "재건축 연한을 연장하면 공급 단지가 줄어들게 돼 희소성에 따른 수요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보다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풀어줘서 공급을 늘리면 점진적으로 집값 상승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장기적인 시각으로 업무나 학교 등의 시설이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판교와 같은 신도시가 생긴다면 강남 집중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