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상품에 포함 안돼
정동영, 공직자윤리법 발의
"구체적 지침 마련 차단해야"

가상화폐 규제론을 펴던 금융당국이 정작 내부 직원의 가상화폐 투자에는 무방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물론 관련 부처에서 뒤늦게 직원들의 가상화폐 거래를 자제시키고 있지만, 관련 규정이나 제재기준이 없어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가상화폐를 구매했다 정부의 규제정책 발표 전에 매도해 차익을 챙긴 직원 A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A씨는 지난해 7월 3일부터 12월 11일까지 약 1300여 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약 50%의 수익률인 700여만원의 차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지난해 금감원에서 국무조정실로 파견돼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준비해 온 인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이 A씨에 대한 직무관련성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처벌이나 징계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감원은 현재 임직원들의 주식거래와 관련해 투자금액 및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고, 법적으로도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도 않아 마땅한 제재 조항도 전무한 상황이다.

문제는 정부도 A 직원 뿐만 아니라 정부부처 및 금융기관 직원중에 가상화폐에 투자한 공무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재할 마땅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금감원을 비롯해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거래소, 청와대 직원들까지 가상화폐 거래 자제령이 내려진 상태다. 하지만 직무관련성이 큰 이들 공무원들에 강제적으로 거래 자체를 금지할 장치나 기준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가상화폐가 정식 금융투자상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무 관련 공무원의 가상화폐 거래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19일 1000만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공직자는 이를 반드시 신고하도록 규정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직자윤리법에서는 정무직 공무원과 4급 이상의 중앙·지방직 공무원, 판·검사, 대령급 이상의 장교와 군무원, 공기업과 공직 유관단체 임원 등의 재산등록을 규정하고 있다.

정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에 앞장서는 만큼 공직사회도 가상화폐를 통한 재산증식 행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며 "가상화폐 규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차익을 취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고 재산보유 현황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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