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C 시장 경쟁제한 가능성 커
특허권 행사 금지 등 시정조치
NFC칩 시장 점유율 75% 육박
LTE·NFC칩 통합땐 혁신 저해

반도체 업계 최대 기업인수 및 합병(M&A) 사례인 미국 퀄컴과 네덜란드 NXP 간 기업결합에 대해, 우리 경쟁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퀄컴의 NXP 인수가 근거리무선통신(NFC)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큰 만큼 표준필수특허를 매각하라는 시정조치를 내린 것이다.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한 것으로, 1조원대 과징금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인 경쟁 당국과 퀄컴의 악연이 다시 이어지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퀄컴·NXP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NFC 특허를 매각하거나 특허권 행사를 금지하는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NFC는 10cm 이내의 근거리 무선통신에 사용되는 기술로, 주로 결제와 신분확인 등의 용도로 IT 업계와 금융, 유통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NXP의 NFC칩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기준으로 74.6%에 달하고 보안요소 칩도 69.1%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미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과 롱텀에볼루션(LTE) 칩셋 시장에서 각각 70.2%와 56.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퀄컴이 NXP를 인수할 경우, 특허 라이선스 정책을 변경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했다. CDMA·LTE와 NFC가 시장이 겹치지는 않지만 각 기술들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모두 탑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라이선스 정책 변경으로 다른 사업자의 시장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또 퀄컴이 이번 인수로 부품 간 상호호환성 보장에 필요한 정보·기술지원 제공을 거절하거나 상호호환성이 저해되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LTE칩과 NFC칩이 별도로 운용되지만 두 기술을 하나로 통합할 경우, 궁극적으로 모바일 기기 시장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NXP가 보유한 NFC 표준필수특허와 시스템 특허를 제3자에 매각 하도록 했다. 또 나머지 NFC 특허 인수를 허용하지만 특허권 행사는 금지하고 다른 특허와 분리해 경쟁사에 '프랜드(FRAND·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원칙'으로 무상 라이선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한용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모바일 산업의 핵심 기술에 대한 경쟁제한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조치 과정에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나 일본 경쟁당국과도 긴밀히 공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퀄컴의 NXP 인수와 관련해서 다른 국가 경쟁당국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며 EU와 중국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조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퀄컴은 지난 2016년 10월에 NXP를 470억달러(약 50조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5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진행중인 공정위와 퀄컴간 1조311억원 규모의 법정 공방은 최근 서울고법이 6월 중 변론기일을 정하기로 해 2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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