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관리소홀’ 책임 피하기 어려울 듯
작년 말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신생아의 사망 원인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12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신생아 부검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국과수는 감염경로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신생아에게 지방산과 열량을 공급하기 위해 주사한 지질영양주사제 자체가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거나 취급 과정에서 오염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확한 감염경로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특히 사망원인이 병원 내 세균 감염으로 확인된 만큼 병원과 의료진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감염원으로는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된 수액이 가장 큰 의심을 받고 있다. 수액은 모든 미숙아의 영양공급에 필수다. 이런 수액에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감염됐고, 사망 신생아한테 공급됐다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감염내과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경찰은 바이알에 들어있는 지질영양제 자체가 오염됐거나, 바이알을 개봉해 주사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지난달 발표에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투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물이나 흙 등 자연환경과 정상인의 위장에도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이라며 "병원 내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주사제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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