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액체방울을 자유롭게 조종하는 '나노 계면활성제'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 리더(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사진) 연구팀이 나노입자로 계면활성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계면활성제는 비누, 세제, 샴푸 등 생활용품에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물과 기름의 경계면에 끼어들어 표면장력을 낮추고 둘을 잘 섞이게 한다.

또 계면활성제는 한 분자 안에 물에 잘 붙는 부분과 기름에 잘 붙는 부분이 함께 존재해 한쪽은 물을 끌어당기고 다른 한쪽은 기름을 끌어당긴다. 이런 성질을 통해 기름과 물이 섞여 있을 때 물만 액체방울 형태로 분리해낼 수 있다.

이런 액체방울을 조절하는 기술은 제약이나 화학 연구 전반에 사용되며 질병 진단이나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 액체방울을 조절하는 기술은 분자 계면활성제에 의존해왔다. 계면활성제로 둘러싸인 액체방울을 외부 자극에 반응하도록 분자를 설계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분자의 화학구조를 설계해 만들다 보니 두 가지 이상의 자극에 반응하도록 만드는 데 어려움이 컸다.연구팀은 다양한 자극으로 액체방울을 조종할 수 있는 나노입자 계면활성제를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나노입자의 경우 표면 성질에 따라 박테리아를 죽이거나 효소를 운반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지닌다. 연구진은 나노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기존 분자 계면활성제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기능을 구현했다. 나노 계면활성제는 전기장, 빛, 자기장 등에 모두 반응하도록 설계돼 자기장과 빛으로 액체방울의 위치와 움직임, 회전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전기장으로 액체방울들을 결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액체방울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한 만큼 살아있는 세포를 액체방울에 가둬 배양하거나 세포 내 효소 반응을 액체방울로 재현하는 등 특수한 환경이 필요한 제약·생물학·의학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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