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가전전시회 'CES 2018' 삼성전자 부스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세번째)이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과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중간지주회사 전환 추진과 관련 "올해 고려할 여건이 된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SK텔레콤이 인적 분할로 중간지주사를 설립해 지배권을 SK하이닉스로 넘기고, 이후 현재 그룹 지주사인 SK와 합병할 경우 SK하이닉스는 그룹 자회사로 승격돼 공정거래법 상 손자회사 100% 지분 보유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인 M&A를 추진할 수 있다.
박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8' 행사장에서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거시 경제 (여건이) 좋은 점을 고려할 때 (중간지주사 전환 여부를) 고려할 만한 여건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관계사들이) 좀 더 한가족처럼 움직이도록 조직 협업 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인수·합병(M&A)에 SK텔레콤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자회사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잉여현금은 5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적 호조를 고려하면 도시바메모리 지분 인수에 들어가는 4조원을 제외하고도 현금 창출 능력이 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박 사장은 또 중국이 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이제 우리가 중국을 추격해야 할 처지가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4G 후반기에 오면서 중국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며 "기술격차가 큰 걱정인데, 따라잡으려면 5G를 경쟁력 있게 구축해 우리나라 IT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이 같은 우려를 극복하려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규제가 적다. 미국이 생각한 것을 중국이 국가 보호 아래 실현한다"면서 "예전에는 IT 하면 인도였는데, 이제는 중국이 더 앞서 간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차 하나만 해도 관련 기관이 상당히 많다"면서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협력해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한국 산업의 추진 과제로 기술격차와 혁신을 내세웠다. 특히 SK텔레콤이 인프라 사업자로서 혁신적인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실행할 수 있는 5G 시대의 초기 주요사업으로 자율주행차와 같은 텔레매틱스 사업을 꼽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번 CES 2018 현장에서 HD맵(초정밀지도) 제작업체인 히어(HERE)와 '5G 자율주행·스마트시티 사업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2019년까지 전국 고속도로를 포함한 주요 도로의 상태를 담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HD맵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 측은 새로 변화된 도로 환경과 기존에 저장됐던 지도에 다른 점이 발견되면 자동으로 HD맵을 업데이트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번에 히어와 제휴한 것이다. ▶본지 2017년 12월 14일자 11면.
그는 히어와의 협력에 대해 "우리 지도도 있지만, HD 맵을 만들 때 협력하는 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 빠르고 더 효율적"이라며 "엔비디아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차와 관련 "4G는 사람과 혼합되는 것이고, 5G가 돼야만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통신비에 대해선 "사람이 자동차를 직접 모는 시간과 노동 가치보다는 싸질 것이다.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은 내년에는 CES에 전시 부스로 참여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