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배터리 이어 ‘인텔 게이트’… CPU 해킹결함 집단소송 확산

이틀 만에 미국서만 3건 접수
정보공개 지연 손해배상 요구
애플 배터리 이어 '인텔 게이트'
인텔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해킹 취약성을 알고도 수개월 동안 쉬쉬한 데 대해 소비자 분노가 커지면서 미국 곳곳에서 집단소송이 이어지는 등 '인텔 게이트'로 확산하고 있다. 애플도 구형 아이폰 성능을 몰래 저하시킨 '배터리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캐나다를 포함해 최소 6개국에서 26건의 소송을 당하는 등 사건이 계속 커지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IT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도(Gizmodo)에 따르면 지난 3일 캘리포니아 주 북부 지방법원에 인텔을 상대로 소비자 집단소송이 제기된 것을 시작으로 4일 오리건 주, 인디애나 주 남부 지방법원에 각각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인텔은 10년간 팔아온 'x86 CPU'에서 '멜트다운'(Meltdown)과 '스펙터'(Spectre) 해킹 결함을 발견했으나, 이를 인지하고도 6개월 동안 쉬쉬했다는 논란이 지난 2일 불거졌다. 이후 이틀 만에 미국에서만 3건의 집단소송이 접수된 것이다.

원고들은 인텔을 상대로 불법거래 행위, 부당 이득 축적 등의 혐의를 적용했으며, 인텔 측의 정보 공개 지연 등으로 입게 된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특히 인텔 보안 패치를 적용해도 CPU 성능이 떨어진다며 이에 따른 배상도 요구했다.

멜트다운은 CPU 커널의 비순차 명령어 처리의 기술 허점을 이용한 해킹 기술로, CPU 캐시 메모리에 담긴 사용자의 로그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갈 수 있다. 인텔 측은 지난 3일 비순차 명령어 처리 기술을 비활성화하는 방법의 보안패치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비활성화로 CPU 성능이 최대 30%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스펙터는 CPU 명령어에서 일어나는 버그를 악용하는 해킹 기술로, 여러 응용프로그램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인텔은 아직 스펙터 보안패치를 내놓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은 인텔 CPU는 개인 기기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등 각종 기업용 서버에 장착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아마존, 구글 등 대형 기업들의 손배소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애플 배터리 게인트 관련 소송은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9건, 캐나다 2건을 비롯해 이스라엘, 한국, 호주 등 6개국에서 총 26건이 접수됐다.

박정일기자 comja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