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지만 주요 품목의 경우 세계 경기 변화 등 대외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연구원(KIET)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 편중도의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편중도(2015년 기준)는 2.5로 경쟁국의 2.0∼2.1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편중도는 품목별 수출액 분포에 따라 계산되며, 일반적으로 수출 편중도가 높으면 수출 변동성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중간재나 자본재 같은 상품은 소비재보다 수급 관련 충격에 민감하다.
이 같은 민감품목에 한정해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수출 변동성은 경쟁국보다 5∼10%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1년 이후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민감품목의 비중이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여기엔 민감품목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중간재 산업의 수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소수의 대형 우량품목에 수출이 쏠려 있어 해당 품목의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수출 변동이 전체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확대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려면 반도체 같은 효자 종목 외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블루칩 품목의 수출을 개발하고 확대해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573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979억 4000만 달러로 단일 품목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액 9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1994년 우리나라 총수출보다 많은 액수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