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이미지 왜곡 현상을 줄여 생체 조직을 개별 세포 단위 수준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광학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사진) 연구팀이 다중산란과 이미지 왜곡 현상을 보정하는 '단일산란파 페루프 축적'(CLASS)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은 앞서 물체의 이미지 정보를 갖는 단일산란파만을 측정하고 배경 잡음인 다중산란파는 제거하는 '단일산란 집단 축적'(CASS) 현미경을 제작한 바 있다. 이번 CLASS 기술은 렌즈 등을 지난 빛이 상을 맺을 때 한 점에 모이지 않아 이미지가 일그러지는 현상인 '수차'를 줄여 기존보다 두 배 높은 해상도를 구현했다.단일산란파는 생체조직 내에서 진행 각도에 따라 빛의 위상차인 수차가 생긴다. 두꺼운 유리 뒤쪽 물체의 상이 뿌옇고 어둡게 보이는 것도 같은 원리다. 생체 조직의 경우 수차가 훨씬 심해 빛이 입사하거나 물체에 반사돼 나올 때 각각 수차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김기현 포스텍 교수와 김명준 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CLASS 기술의 성능을 입증했다. 토끼 각막 속 약 0.5㎜ 깊이에 존재하는 곰팡이 균의 필라멘트 구조를 0.6마이크로미터(㎛) 분해능으로 영상화했다. 이는 수 ㎛ 크기의 세포핵 내부를 관찰하기에 충분한 성능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CLASS 기술은 별도의 표지가 필요 없어 인체에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공초점 현미경, 이광자 현미경 등 현재 널리 이용하는 영상 기술에도 접목이 가능하다. 특히 내시경에도 탑재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로 광학현미경을 질병 조기 진단에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극복해야 할 생체조직에 의한 이미지 왜곡 문제를 해결했다"며 "기존에 수차로 인해 영상화가 힘들었던 뇌 조직이나 안구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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