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세이프가드' 공청회서 호소 "소비자 선택 막아 월풀만 이득 TRQ로 현지 투자·고용 악영향"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한 가전제품 판매장에 월풀 세탁기와 나란히 전시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최종 세이프가드(수입제한조치) 발동 여부를 결정하기 전 마지막으로 열린 현지 공청회에서 "미국 공장을 가동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는 미국 투자와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호소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무역대표부(USTR)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서 존 해링턴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판매할 세탁기 생산기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지역으로 옮기고 있어, 사실상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저율할당관세(TRQ) 권고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미국에 판매할 세탁기 대부분을 뉴베리 공장에서 공급할 계획이지만, 공장 가동이 하룻밤 사이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폐점한 미국 유통 매장 시어스 사례가 증명하듯, 수입제한조치는 월풀에게만 이득을 줄 뿐, 소비자는 선택권을 제한받고 높은 가격으로 세탁기를 살 수밖에 없게 된다"며 "ITC 권고안이 채택될 경우, 삼성전자 미국 공장 직원은 물론 소비자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40년간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했다. 토니 프레일리 삼성전자 뉴베리 공장장은 "지난 6개월간 수백 명의 건설 근로자들이 총력을 기울여 이달 12일 준공식 후 올 2분기부터 톱로드형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뉴베리 공장에 504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올해 말까지 모두 1000명을 채용하면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공청회 후 내놓은 성명에서 "LG와 삼성 모두 미국에서 세탁기를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수입규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미국 내 생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LG전자가 해외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판매하는 세탁기 비중이 30%에서 4%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TC 권고안으로 월풀은 불공정한 이득을 얻게 되,고 미국 경제와 근로자는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ITC는 연간 120만 대를 초과해 수입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3년간 TRQ를 부과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권고안을 보고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1월 중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권고안은 한국산 수입 세탁기의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과 특정 부품 5만개 이상에 첫해 50%, 2년차 45%, 3년차 40%씩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권고안에 따르면 한국산 세탁기 120만대에 TRQ를 적용할 경우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 수입 물량은 2016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하고, 한국산 세탁기 가격은 30%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