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등을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가 300만대를 돌파하며 빠르게 차세대 자동차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공격적인 전기차(BEV) 출시와 각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상승작용을 하면서 올해 친환경차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5% 증가한 301만 4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 전기차는 지난해(54만 3000대)보다 41.1% 늘어난 78만 8000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380∼390㎞에 이르러 2세대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봤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따라 세계 자동차산업과 시장의 판도도 재편될 것으로 봤다. 폭스바겐·르노닛산·도요타 3강 체제가 가속화 하고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합종연횡이 이뤄지며 공유경제 확산으로 카셰어링 시장도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완전 자율주행차를 향한 세계 자동차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5단계 레벨에서 완전 자율주행 직전 단계인 레벨4(운전자 탑승) 수준이 제한된 지역에서 실험 운행 중이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경쟁력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IT 및 소프트웨어 업체간 협업이 관건이어서 이 분야의 합종연횡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주 개막하는 올해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는 델파이가 운영하는 글로벌 기술기업 앱티브와 미국 자동차 공유업체 리프트가 BMW 5시리즈 기반의 100% 자율주행 카 헤일링(차량 호출) 서비스를 예고했다. 실제로 이 차는 라스베이거스 20개 지역을 운행하게 된다. 지난해 아우디가 500km 떨어진 캘리포니아에서 CES 전시장까지 자율주행 운행을 성공적으로 시연한 데 이은 것이어서 자율주행차 기술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카셰어링 시장의 급성장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자동차제조업체를 포함한 각국의 IT 업체들은 카셰어링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소유의 대안으로 공유에 대한 저항이 적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과감한 도전으로 주목된다.

이제 세계 자동차산업은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공유차 등 제조와 이용 면에서 차세대로 이행하고 있다. 자동차기업은 이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산업과 시장은 세계 조류에서 한 걸음 처지고 있다. 이를테면, 현대차가 수소차 2세대 상용버전을 올해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미 도요타와 혼다는 수소차 개발과 대중화에서 앞서가고 있다. 수소차 첫 상용차를 개발한 기업은 현대차임에도 역전당한 것은 시장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업과 시장이 같이 가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일깨운다. 수소차 상용화를 위한 정부의 인센티브가 부족했고 의욕도 결여됐다. 현대차도 개발에만 몰두했지 시장화에는 둔감했다. 여기에 재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실적이 급락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성노조에 힘이 분산된 탓도 있을 것이다.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리더십, 제조업체의 과감한 투자, 부품과 솔루션 공급을 위한 자동차부품업계의 신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 경쟁국의 인센티브 정책을 따라가기보다 앞선 시장 견인책을 내놔야 한다. 가령, 내연기관 자동차의 종주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과 중국 인도마저 2030년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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