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
정부는 새해 예산안을 429조 원으로 책정했다. '큰 정부'로 전환을 공식화한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이다. 나랏돈 씀씀이 증가율도 작년 대비 7.1%로 9년 만에 최대다.

전체 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복지에 돌리고 일자리 예산도 12%나 늘렸다. 공공임대 주택 확대와 기초연금 인상에 4조2000억 원이 쓰인다. 아동수당 지급에는 1조1000억 원이 든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늘어나는 중소기업 및 영세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에는 3조원이 책정됐다. 교육 분야 예산은 64조1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11.7%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반면에 SOC 예산은 전년 대비 20%나 삭감했다. 성장 투자도 '찔끔', R&D 예산은 거의 늘지 않았다. '성장 투자'는 태부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은 정부'가 좋다는 맹목적인 믿음은 버려야 한다면서 '큰 정부'로 전환을 선언했다. 전(前) 정부의 '작은 정부' 기조가 재정을 적시에 활용하지 않고 저성장·양극화 심화를 방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극화 심화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서민의 삶을 개선하려면 재정의 적극적·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기조는 문재인 정부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은 5.8%를 기록해서 재정 지출이 500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보건·복지·고용 지출은 2021년까지 해마다 9.8%씩 늘어난다. 반면 SOC는 연평균 7.5%씩 줄인다. 특히 복지는 한번 확대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급속히 확대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복지 재원을 통해 소득을 늘려주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연구·개발(R&D) 예산은 2021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0.7%에 머문다.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향후 혁신 성장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편 미국은 작년에 세제개혁을 단행해서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대폭 낮췄다. 열심히 일하는 미국의 중산층들이 보다 많은 소득을 집에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미국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서 어렵게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는 정부보다 그들 자신이 더 잘 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따라서 정부가 세율을 낮춰서 국민이 보다 자유롭게 많이 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불공평한 세제상의 구멍(loophole)과 조세감면을 없애고 규제를 줄이고 경쟁적인 조세환경을 만들었다. 세법도 쉽게 단순화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세제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미국기업의 대외경쟁력이 회복되고 외국에 나갔던 자본, 기업 및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세제개혁 및 경기 친화적 정책에 힘입어 미국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국민총생산(GDP)는 지난 2분기 연속으로 3%를 초과했다. 실업률은 2000년 이래 최저인 4.1%를 기록하고 증권시장은 매우 활발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세제개혁은 일자리 친화적, 가정 친화적 그리고 미국 제일주의적 세제개혁으로 한 세대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를 미국에 주고 있다. 미국의 세제개혁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정책과는 크게 다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 차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