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찬성일색…견제의문"
업계 "협의서 치열한 찬반토론"
3일 디지털타임스가 최근 4년간 통신 3사의 이사회를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한차례도 없었다. 이사회는 연간 15차례 안팎으로 열리는데,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100% 원안 가결이었고 참석한 사외이사들도 100% 찬성표만 던졌다.
사외이사 제도는 기업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최고경영자(CEO) 선임이나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며 기업의 내부통제나 감사도 함께 진행해 기업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중책을 맡고 있다. 때문에 사외이사는 대주주나 경영진과 관계없는 외부인으로 구성되며 경영 전문성 등을 강화하기 위한 전문 인력도 사외이사로 영입된다.
현재 SK텔레콤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1인(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사외이사 4인, 기타비상무이사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구성돼 있다. KT는 총 11인 이사회 중 송도균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의장으로 8인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사회 멤버 7명 중 4명이 사외이사다.
'오너'가 없는 KT는 사외이사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경영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감시하고 전문성과 투명성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견제 기구가 사외이사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도 2014년 1월부터 2017년 9월 말까지 총 40번의 이사회를 진행, 152건의 안건이 상정됐고 역시 모든 참석자의 100% 찬성으로 원안 가결됐다. KT의 경우 해당 기간에는 수천억원의 투자가 필요한 은행업 인가 추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 참여 등 굵직한 의사결정이 다수를 이뤘지만 단 1표의 반대표도 나오지 않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은 사전에 이사들에게 관련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어느 정도 협의된 안건만을 이사회에 공식 상정하기 때문에 찬성표가 다수를 이루는 것"이라면서 "사전 협의 과정에서는 이사들끼리도 치열한 찬반 토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찬성표 일색인 사외이사들이 기업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기업지배구조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 대신경제연구소 안상희 연구위원은 "통신산업의 경우 국가 기간 인프라로도 볼 수 있는, 공공적 성격이 강한 산업이기 때문에 통신사의 경영진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도 해당 기업과 산업 전반을 꿰뚫는 전문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부분 외에도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위원장을 경영진 입맛대로 교체한다든지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다"면서 "소위 '낙하산' 인사에 의한 사외이사 구성이 이뤄지는 폐단은 없는지, 사외이사의 독립성 부분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헌 금융혁신위원장도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은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라면서 "특히 KT와 같이 오너가 없는 기업일수록 사외이사의 중요성이 높은데 이들이 소수의견을 내지 않고 거수기 역할만 한다면 스스로 회장의 '참호'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 제도 손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통신사가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사외이사 제도도 함께 검토해 보다 효율적으로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외이사제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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