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계기 속전속결 청 "상시대화 가능 구조 의미" 평창올림픽 확정 후 후속논의 한미동맹 악화 우려 신중모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은 조선중앙TV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파견과 남북회담 개최 논의를 위해 3일 오후 3시 30분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정시에 전화를 걸어왔다.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남북 간 관계 복원이 연락 채널 개통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한은 3일 오후 3시 30분부터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정시에 전화를 걸어왔다. 정부는 1년 11개월 만의 남북 연락 채널 개통을 환영하면서도 미국을 의식한 듯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평창동계올림픽 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해 관련 문제들을 남측과 연계하도록 북남 사이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하라는 지시를 주셨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우리 정부가 고위급 남북당국회담 개최 제의를 위한 판문점 연락관 접촉에 대한 최초 응답으로, 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등의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남북 연락 채널 가동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리 위원장은 "김 위원장은 청와대가 신년사에 대해 환영의사를 밝힌데 대해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했다"며 "북남 관계 개선 문제는 전적으로 북남 당국이 어떻게 책임적으로 다뤄 나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그러나 북측은 우리 정부가 제의한 고위급회담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북측의 연락 채널 개통 결정에 대해 "연락망 복원의 의미가 크고 상시 대화가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미국 내에서 이 같은 남북 관계 회복 조짐에 대해 한미 동맹 악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산가족 상봉 논의 여부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이상의 섣부른 논의는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제안을 환영한다"면서도 "우방국 및 국제사회와 협력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우방국'은 미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이날 남북 채널 복원이라는 첫 단추가 끼워진 만큼 우선 평창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석과 관련한 논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석을 확정 지은 후 복원된 채널을 통해 남북 군사회담이나 6자회담 등을 통해 북미 간 중재에 나서는 '스텝 바이 스텝'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석 대가로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이나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불가 등을 요구한다면 남북 채널이 다시 봉쇄되거나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또다른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