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2018년 새해가 밝았다. 2016년 추웠던 겨울부터 시작됐던 촛불민심은 정권을 바꾸었고, 새로운 경제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2016년 2.8%의 경제성장률, 2017년 1분기 2.9%와 2분기 2.7%의 경제성장률만 나타낼 때도 2017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3% 이상으로 예측하리라고 대부분 생각을 하지 못했다. 3분기에 시장의 예측보다 훨씬 높은 3.6%를 나타내었고, 4분기에 음(-)의 성장률만 나타내지 않아도 3%의 성장률은 넘어가게 된다.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서 현 정부는 일시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많다.

2018년 경제성장률은 상고하저로 2.8%를 나타낼 수 있을 것 같다. 반도체 등의 일시적인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순수출 증가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반도체의 가격하락 등으로 인해 수출에 대한 효과는 하반기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대안을 고민하자.

경제성장률 계산은 소비, 투자(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순수출(수출과 수입) 등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굉장히 많다. 2016년 이후 민간소비가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적이 없다. 2017년에 극심했지만, 올해엔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민간소비가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가계부채 문제이다. 최근의 가계부채는 연간 약 120조원씩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2년 전에 비해 2배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미 GDP의 95% 이상에 와 있다. 즉, 세금 등을 빼고 난 가처분소득 중에 원금과 이자를 내고 나면 쓸 돈이 없다는 말이 된다. 이는 소비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또한, 최저임금 변화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고용이 떨어지고, 고용이 불안해지면 소비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고용이 보다 안정적으로 되는 경우에 소비는 늘 수 있는 유인이 된다.

2017년의 투자는 매우 좋았다. 설비투자의 경우, 금리가 충분히 낮은 상황과 반도체 투자가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2017년에 주거용, 비주거용, 토목이 동시에 좋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8년에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으로 증가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없이 그대로 진행되면 조선이나 철강 등에 대한 투자가 어렵다. 단순히 생각하기에 기업 구조조정이 실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펀드와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경기변동 상으로 2019년이 노후 선박 등으로 인해 조선이 경기상승기로 접어들게 되는데,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2019년에 경제는 매우 고전하게 된다. 2016년(10.7%)과 2017년(약 8%)에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건설투자는 증가율이 축소될 전망이다. 실제로 건설투자의 성장률은 매우 높았었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해 정상으로 돌아올 때가 됐다. 즉, 거의 50만호씩 지었던 주거용 건물과 대규모 토목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안전과 관련된 시설 외에는 더 이상 투자할 곳이 많지 않다.

2018년의 수출은 하반기에 둔화될 전망이다. 2017년에 반도체 메모리 위주로 수출 증가폭이 높았으나 가격경쟁력은 엔화 등의 약세와 공급증가로 인해 반도체는 하반기에 수출금액 증가폭이 줄어들 수 있다. 석유류 제품의 단가 상승세가 감소할 수 있으며 선박은 물량과 단가 모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에 사드문제로 인해 중국과의 교역량이 줄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동남아시장으로 이관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확대로 인해 수출은 최근부터 줄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부문은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금융은 규제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올해 금리를 3차례 정도 예고하고 있다. 자본유출 등을 고려하면 국내도 미국과의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도록 하기 위해 여러 차례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가계부채와 기업부채의 문제는 커질 수 밖에 없고 경제성장률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고금리 인하, 원칙없는 부채탕감, 금융부문의 자금조달금리 인상 등은 금융부분을 매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실물로 바로 전이될 수 있다.

지난해는 반도체와 건설투자 위주로 성장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새해 역시 반도체 위주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산업을 어떻게 키워 성장을 하게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아무런 기술과 인력도 없이 해외의 기술을 로열티를 주고 사와서 사업화에만 몰두하고 있으면서 규제를 풀어달라고 하는 산업 등은 우리가 잠깐 지킬 수 있어도 대부분 해외의 큰 기업에게 넘어가게 돼 있다. 오히려 지금까지 있었던 산업 중에 기술과 인력을 모두 보유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산업이나 지금까지 없었으나 우리만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에 기술과 인력이 있는 산업 중에 정부 재정을 투입해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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