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생에 한번은 관자를 만나라.
"나를 낳아준 사람은 부모이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포숙아다!" 친구 포숙아와 함께 제환공을 도와 사상 첫 패업을 이룬 춘추시대 제나라의 사상가이자 정치가인 관중. 관중은 형편이나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친구를 위하는 두터운 우정을 뜻하는 고사성어 '관포지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책에 따르면 관포지교는 세 가지 사실을 전제로 해 성립했다. 첫째, 주인공인 관중과 포숙아 모두 젊었을 때 장사를 해야 할 정도로 풍족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둘째, 그럼에도 두 사람 모두 서로를 격려하며 열심히 학문을 닦았다. 셋째, 재주는 관중이 뛰어났으나 인품 면에는 포숙아가 훨씬 위였다. 관포지교는 관중과 포숙아가 각자 자신의 장기인 재와 덕을 결합해 죽을 때까지 변함없는 우정을 나눈 데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관자평전'은 이처럼 역대 중국 고전 가운데 가장 난해하다고 손꼽히는 관중의 저서 '관자'에 담긴 정치경제학을 평전 형식으로 집대성했다. 관자에는 유가, 도가, 법가, 상가, 병가 등 제자백가의 다양한 사상이 두루 녹아 있으며, 정치, 경제, 외교, 군사, 법률, 교육, 문화, 인간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지략이 담겨 있다.
관중은 당대 최고의 정치가였을 뿐만 아니라 제자백가의 효시에 해당하는 매우 뛰어난 사상가였다. 공자의 사상적 스승인 정나라 재상 자산이 자신의 '롤 모델'로 삼은 게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자산은 관중을 그대로 흉내 내 부국강병을 강력하게 추진한 덕분에 약소국 정나라를 중심 국가로 만들었다. 같은 약소국인 노나라 출신 공자가 자산을 사상적 스승으로 삼게 된 근본 배경이 여기에 있다. 공자도 관중이 환공의 재상이 돼 제후들의 패주가 되게 했고, 천하를 크게 바로잡아 백성들은 지금까지 그의 혜택을 입고 있다고 칭찬하며 관중의 정치를 높게 평가했다.
제환공의 패업은 전적으로 관중 덕분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주 왕실을 받들고 사방의 오랑캐를 물리치는 이른바 '존왕양이'와 패망한 중원의 제후국을 일으켜 세우고 끊어진 후사를 잇게 하는 '존망계절'의 행보를 들 수 있다. 관자에는 '존왕양이'와 '존망계절'을 추진하게 된 이유가 자세히 소개돼 있으며, 난세에 대처하는 리더십과 경세, 부국강병의 계책이 담겨 있다.
관자 정치경제학의 핵심은 창고가 가득 차면 백성이 염치와 예절을 알고 문화대국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백성이 부유하면 다스리기 쉽고, 가난하면 다스리기 어렵다는 경제와 실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부의 균형을 통해 부국강병을 만들고자 한 관자 정치경제학의 기본 이념은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특히 '분열'이 특징인 춘추시대에 살았던 관중의 사상은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도 유효하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 등 주변 4강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격동하는 현재 상황에서, 천하를 호령하고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방략이 담긴 관자를 통해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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