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압박에 원화 강세 등 영향
수출여건 악화에 생존위기 판단
LG전자, 수익성에 기반한 성장
미래기술 선점 등 3대과제 공유
SK하이닉스, 원가절감 한계극복
양산 경쟁력 확대 기반 등 강조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정보기술) 제조업체 CEO(최고경영자)들이 올해 경영 목표로 '차별화'를 제시했다. 이 단어에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의 성장,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무한 경쟁 속에서 확실한 무기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공통된 인식이 담겨있다. 주요 CEO들은 특히 올해 통상 압박과 원화 강세 등으로 수출 여건이 쉽지 않음을 고려해서인지 제조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사업을 시작한지 60년이 되는 해인 만큼,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끈 창업정신을 되새겨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롭게 도약하자"고 말했다.

이어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있고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를 제대로 읽고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자고 당부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달 중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확정되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야 할 위기에 처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생산공장을 만들고 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올해 수익성에 기반한 성장,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선점과 외부협력을 통한 융·복합 시대 선도, 도전적이면서도 젊고 생기 넘치는 조직문화 구축 등 3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공유했다. 특히 새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를 선정한 만큼 최근 독자개발한 AI 플랫폼인 '딥씽큐 1.0' 등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작년 세계 3위 반도체 업체로 도약한 SK하이닉스의 박성욱 부회장은 원가절감 한계 극복, 양산경쟁력 확대, 기술 차별화 기반을 확보를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그간 투자효율을 높이고 제조원가를 낮추는 기술 개발해 매진했지만, 원가절감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더 높아진 원가절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과감한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D램 등 반도체사업이 공급 증가로 정점에 근접했다는 부정적인 전망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반도체 굴기가 잠재적인 위협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100% 자회사인 SK 하이닉스시스템IC로 분사하고, 이 회사는 중국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개발(R&D)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양산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OLED 등 차별화 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올해 핵심 과제로 내놓았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고,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며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야만 진정한 글로벌 1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009년부터 지켜오던 세계 1위 LCD 자리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에 내준 데다, 공급 과잉으로 LCD 가격까지 하락하고 있어 올해 OLED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중국이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공격적 투자를 벌이고 있는 만큼 올해는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 등을 통해 패널 대형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 임직원 모두에 도전의 해가 될 것"이라며 "쉽지 않은 도전에 맞서 역량을 집중,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술 혁신에 매진해달라"고 말했다.배터리와 전자부품 업계 역시 기술 차별화를 주요 경영과제로 앞세웠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이날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통해 2018년을 비상하는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자며 특히 몽골의 '등자(말 발걸이)'처럼 삼성SDI만의 등자를 갖춰 나가자"고 말했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는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확실히 높이고 PLP(패널레벨패키지) 기반 신사업으로 본격적인 성장의 원년으로 삼자"며 "한 단계 더 성장해 세계 최고의 부품회사로 거침없이 도약하자"고 주문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북핵 리스크 등의 악재로 인해 올해 수출 증가율은 4%로 지난해 16%와 비교해 성장세가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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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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