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가 또 시작됐다. 늘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는 새해이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특별하게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다음 달이면 30년 만에 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88서울올림픽 이후, 한국은 정보통신기술 강국으로 우뚝 솟으며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국이 5세대 이동통신(5G) 시범서비스와 초고화질(UHD) 지상파 생중계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ICT올림픽이 될 것이다.
간간이 전해지는 인천공항 정보통신기술라운지, 평창ICT체험관, 강릉월화거리의 5G, AI, UHD, VR, IoT로 대표되는 5가지 최첨단 기술은 동계스포츠 종목을 직접 경험하게 하거나 더 생생할 현장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들은 주요 지역 곳곳에 녹아있는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포인트뷰, 싱크뷰 등의 ICT 서비스를 이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이들 기술의 창의성과 참신함은 그동안 계속되어 온 유가와 환율 불안, 세계 경제의 블랙홀로 일컬어지는 중국의 추격 등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대외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불철주야 끊임없이 발굴하고 노력한 결과다.
요즘은 눈만 뜨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한다. 비트코인, 전기자동차에 드론, 빅데이터, IoT까지 대세다. 모두 중요하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은 지금까지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더러는 성공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반짝 선을 뵈곤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경제학자가 물가를 잡기 힘들 듯 새로운 기술도 뿌리내리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기능과 제품이 뚝딱 생겨나리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늘 그러하지 못하다.
30년 만의 올림픽 행사 준비로 많은 동료와 개발자들이 그동안 수많은 기술을 검토하고 개발해 왔지만 기술한국을 내세울 만한 신기술과 서비스가 선뜻 나타나질 않아 몇 달을 전전긍긍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야근하고 밤을 샌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기술과 노력만으로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원 대신 임원이 밤새워 일한다고 회사가 나아질까?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들은 절대 리니어하지 않다. 우리가 갖고 있던 문제해결은 일차방정식에서 시작됐다. 공리적인 진술에 수학 및 논리 규칙을 적용함으로써 답을 찾았다. 이것은 정답이며, 답이 여러 개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 기술은 다차원 방정식이다. 여러 개의 답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든 해결된 상태로 유지되지 않는다. 적확한 기술적용, 적절한 타이밍은 당연한 것이고 여기에 소통과 절실함이 더해져야 한다.
의사소통 문제는 기술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소통이 복잡하고 끊임없이 바뀌는 인간관계의 한 특징이기 때문이다. 의사불통은 끊임없이 지속되는 위험이며,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최선을 다할 때도 마찬가지다.
읍내 병원까지 직선으로 불과 3㎞이나 돌산에 막혀 40㎞를 우회해서 가야하는 중국 오지에서 한 주민이 다쳐 읍내 병원으로 옮기다가 죽음에 이르자, 최단코스로 갈 수 있도록 돌산을 정과 망치로 일일이 깨내어 길을 만들었다는 외신이 전해졌다. 절실함이 삶의 돌파구이고 길이다.
이제 평창올림픽 개막식까지 한 달 여 남았다. 평창 ICT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절실함 속에서 주야로 노력한 관계자 여러분께 존경과 찬사를 보내며, 이 노력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근근이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ICT 산업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운으로 가득차길 바란다. 새해에도 한국은 지속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