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구역 가장 위험
청소법 알려줘 사고예방 기여

강필순씨가 동탄역사 내 승무원 숙직 공간(왼쪽)과 역사 내 쓰레기 통을 청소하고 있다.
강필순씨가 동탄역사 내 승무원 숙직 공간(왼쪽)과 역사 내 쓰레기 통을 청소하고 있다.
SRT 동탄역 환경미화원 강필순씨

1일 새벽 5시 경기 화성 오산동 수서발고속철도(SRT) 동탄역에서 만난 강필순씨(62)는 역사 내 청소 작업으로 분주했다.

역사 직원들의 숙직 공간부터 승강장 내 쓰레기통까지 바쁘게 비워내고 있었다. 전날 저녁 9시에 출근해 10시부터 고된 노동 강도가 이어지고 있었음에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했다. 강 씨는 동탄역사 최고참 여성 환경미화원이다. 지난해 12월 9일 SRT가 개통되기 2달 전인 그해 10월 14일부터 근무하기 시작한 그는 내년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역사 환경미화원으로 오기 전 그는 삼성반도체 기흥 본사 엔지니어들 옷 정리해주는 일을 하다가 보직이 바뀌면서 환경미화원 일을 시작하게 됐다. 10년 7개월 만에 삼성반도체에서 정년퇴직한 후 지난해 코레일 수원역사 신분당선에서 9개월 근무하다 같은 해 10월 SRT 동탄역사와 인연을 맺게 됐다. 동탄역뿐만 아니라 지제역 환경미화원들에게 근무 시 위험 구역 청소 방법을 알려줘 사고를 예방하는 데 기여했다. 강 씨에 따르면 역사 내 청소 구역 중 가장 어렵고 위험한 곳은 에스컬레이터인데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를 청소할 때 장갑이 밀리거나 넘어질 수도 있어서 오른손에 힘을 주고 왼손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청소하라고 알려준 결과 동탄역은 지난 1년간 에스컬레이터 청소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SRT 동탄역사에는 강 씨를 포함해 여성 미화원이 7명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55∼62세 정도다. 이들의 월급은 주간 근무를 할 경우 150만∼160만원이며 야간 조를 하면 10만원이 추가돼 170만원을 받는다. 근무는 주·야간 선택 가능한데 강 씨는 야간 조를 선택해 2인 1조로 매일 저녁 10시부터 다음달 아침 오전 7시까지 근무한다. 강 씨는 출근해서 가장 먼저 역사 직원들의 숙직 공간을 청소한 뒤 화장실 청소, 승강장 쓰레기를 비워내는 방식으로 청소 업무를 한다. 가끔 행사가 있었거나 2∼4개월 사이에 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역사 내 스크린도어 청소 시에는 기존 청소 업무와 병행해 밤샘 작업에 들어가는 데 이렇게 되면 중간 휴식 시간 없이 고강도 업무를 하게 되는데 추가 수당이 붙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평불만 없이 이를 이겨내는 강 씨에게선 전문가의 느낌이 묻어났다. 강 씨는 체력 관리를 위해 하루에 1만5000보씩 일주일에 서너 번 걷는다고 한다. 강 씨는 공을 많이 들이는 화장실을 사용한 이용객들로부터 칭찬을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가끔씩 손님들이 와서 깨끗해도 너무 깨끗하다고 칭찬해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역사에서 길을 못 찾는 이용객에게 잘 설명해주면 커피를 주거나 수중에 있던 것을 주면서 감사하다고 얘기할 때 기쁘다"고 말했다. 강 씨는 밤에는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낮에는 실버합창단 취미 활동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그는 "젊었을 때 교회 목사님을 따라다니면서 전국적으로 합창단 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 합창단에서는 소프라노를 맡고 있다. 이 경험을 살려 짬짬이 양로원 등에 합창단 공연이나 하모니카 공연을 하러 다닌다. 정년 하고 시간이 나면 이런 쪽으로 취미를 붙여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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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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