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균형찾다 자칫 '패싱'
북핵문제 장기간 관점서 접근
주변국과 지속적 접촉 이어야
북·미 계획 전쟁 가능성 낮지만
우발적 군사 시위는 장담 못해
'올림픽' 계기 북미 대화무드 땐
문재인 대통령 운전자론에 '힘'

문재인 대통령은 1일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로 국민체감, 개헌,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2017년 올해의 의인'으로 선정된 시민들과 함께 북한산 사모바위를 등반해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로 국민체감, 개헌,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2017년 올해의 의인'으로 선정된 시민들과 함께 북한산 사모바위를 등반해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안한 국제정세… 한국의 과제는

문재인 정부는 경제 측면에서 보면 세계 경제의 상승기에 집권한 '행운아'다. 그러나 안보 측면에서는 불운의 정점에서 출발했다. 한반도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의 고도화 및 잇단 도발, 그리고 이에 맞선 미국의 강경 대북 압박 정책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새 정부는 대화와 압박 기조 속에서 중국을 지렛대로 북한과 미국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낸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한국 주도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운전자론'이다. 그러나 지난해 북한은 남북관계를 철저히 배제하고 미국 본토를 겨냥해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했고, 미국은 '군사옵션'을 거론하며 맞서면서 문재인 정부는 '코리아패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새해 문재인 정부는 미·중·일·러 4대 패권국 틈에서 코리아 패싱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까.

◇북미 군사시위 가능성=미국의 대북정책 원칙은 비핵화를 위한 '최대 압박과 개입'이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근원적으로 접점을 찾을 수 없는 미국과 북한은 '말폭탄'과 함께 군사력 실행을 시사하며 한반도 전쟁위기설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8년 한반도에서 계획된 전쟁의 가능성은 낮지만 우발적 또는 소규모 군사력 시위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018 국제정세 전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과 주한미군을 상대로 파멸을 감수한 채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이 낮고, 트럼프 행정부도 한국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북 예방공격을 감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해상과 육상의 군사분계선 상에서 발생하는 소규모 군사적 충돌이라도 확전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G2간 어설픈 줄타기 지양해야=2018년 집권 2년 차에 접어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시진핑 중국 2기 지도부는 각각 '미국 우선주의'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구상을, 중국은 주변국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견제하는 행보를 강화하면서 미중간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과 중국이 크게 대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북 압박 제재는 중국의 적극 동참 없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중국도 미국의 군사옵션은 물론 미국의 무기들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상황을 우려한다.

이처럼 북핵 문제에서 미중 양국이 제한적 협력을 추구할 경우 한국 정부의 어설픈 줄타기는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각종 빌미를 제공할 수 있고 코리아패싱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에 집착한 나머지 한미 동맹에서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미국 내에서 한국의 균형자 또는 중개자 역할이 동맹으로서의 혜택과 책임과 함께 갈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게 대체적 반응"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미중 간 균형을 모색한다거나 양국 사이에 '성실한 중개자(honest broker)의 역할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핵 억지조항, 핵 우산 관련 자동 개입 조항 등 한미동맹 협정에 추가하는 등 한미동맹을 구체화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 관점으로 패권국들 접촉해야=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이해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이어서 관련 국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거나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상회담이나 국가적 이벤트 성사를 위한 단기적 접촉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변 국가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해 관련 협상에 임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북한이 협상에 임할 수 있는 구체적 명분 즉 유인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승현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은 "북핵 문제가 국내에서 정쟁화되며 국론이 분열되지 않도록 여야간 의견 수렴과 초당적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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