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대표단 '평창' 파견 시사속
미국엔 본토 타격 위협 메시지
"올림픽 기간 추가도발 없을듯
북미간 대화 가능성 타진도"


북 김정은 신년사에 담긴 의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계기의 남북 관계 개선과 대미 압박 기조의 유지로 압축된다. 미국 본토 전역을 겨냥한 핵 무기 실전배치를 완료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평창올림픽을 통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입장 변화는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다.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에 북한 대표단 파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은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남관계를 선하여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 해로 빛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그동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철저하게 우리 정부를 배제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새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고리로 한반도 문제에 한국 정부가 개입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회복에 대해 언급한 점으로 미뤄, 당장 북미대화가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남북관계의 회복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남측이 지난해 7월 제안했지만 북한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군사당국회담에 북한이 응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평창올림픽 북측 대표단 파견을 논의하면서 북미간 대화의 가능성도 타진해 올 수 있다.

김 위원장는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기간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군사적 행동을 유보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조선 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핵·미사일 등의 추가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인 동시에 북한이 그동안 요구해 온 한미군사연합훈련의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중지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 정부에 대화의 제스처를 취한 반면, 미국을 향해서 본토 타격을 운운하며 위협을 이어갔다. 메시지의 내용이나 수위는 이전과 큰 차이는 없었으며 추가 도발을 시사하지도 않았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모험적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됐다" "적들의 핵전쟁 책동에 대처한 즉시적인 핵작전 태세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추가로 감행하겠다는 뜻보다는 군사옵션 실행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미국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군사 행동은 미국의 선제 공격이 있을 경우 한반도가 아닌 미국 본토에 목표지점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군사적 옵션을 계속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또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정유제품을 불법 공급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이나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원유공급 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 계기의 남북간 논의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운전대론이 힘을 발휘할 경우, 극적으로 북미 대화의 장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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