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앱 중심 시장재편 가속
5년간 휴·폐업 연 1만4000명
법인·대형화 등 규제개선 필요

포화상태에 이른 공인중개사 인력이 포털이나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와의 경쟁에서도 밀려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각종 부동산 앱을 비롯해 변호사·출판사·스타트업 등이 부동산 중개시장에 뛰어들어 중개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있고, 법률 자문서비스, 세무 자문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어 위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개업 공인중개사는 10만1720명으로 지난해보다 5700명 이상 늘어났다. 현재 영업 중인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는 10만 곳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며, '장롱 면허'로 불리는 개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도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중개 시장은 포털이나 모바일 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여파로 지난 5년 동안 휴·폐업한 공인중개사는 연평균 1만4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트러스트 부동산', '집토스', '부동산 다이어트' 등 부동산 앱들은 부동산 거래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중개 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행 법정 수수료율(서울 기준)은 매매·교환의 경우 집값의 0.4∼0.9% 이내, 임대차는 0.3∼0.8% 이내인데 반해 트러스트는 집값과 관계없이 최대 99만원만 받는다. 집토스는 집주인에게만 수수료를 받는 '수수료 반값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동산 다이어트는 매출 금액에 상관없이 0.3%의 수수료만 받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인중개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선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 중개업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공인중개업소를 차리더라도 서비스를 다변화하기 어려워 법인화·대형화·프랜차이즈화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인화나 대형화를 하게 되면 공인중개사들도 생존을 위한 서비스 경쟁에 나설 수 있는데 제도적으로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다 보니 경쟁력이 없게 된 것"이라면서 "밥그릇을 지키려고만 하지 말고 시장을 선진화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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