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반면, 중견으로 분류된 기업들은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하락했다. 또 대기업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중견기업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어 기업 규모별로 편중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6일 통계청의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리법인 기업은 62만7456개로 전년도 58만5127개 보다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907개로, 숫자는 6.6% 줄었지만 매출액은 855조원으로 5.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4조원에 달해 전년도 48조원 보다 12.1% 늘었다.
중기업과 소기업 숫자도 각각 4.3%와 7.7% 증가했고, 매출액도 8.8%와 6.8%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중기업과 소기업이 각각 24.9%, 24.1% 상승하며 두 자리 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중견기업 상황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중견기업 수는 4.1% 감소했고, 매출액도 0.2% 줄었다. 그나마 영업이익은 11.5% 증가했지만 중기업(24.9%)과 소기업(24.1%)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수준이다. 자산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대기업·중기업·소기업은 8.5%·11.1%·9.4%로 몸집이 커졌지만, 중견기업은 0.3%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기업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소 기업들은 선전하고 있지만, 중견기업은 그 중간에 끼어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셈이다.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도 소수의 대기업이 전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즉 기업 수로는 0.3%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기업 매출액의 48.2%를 차지했고, 영업이익도 55.7%에 달했다. 자산은 전체의 72.6%에 달했다. 중소기업이 기업 수로는 99.0%를 차지하고도 매출액은 37.4%, 영업이익 비중은 28.6%에 불과해 대조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대기업의 경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과 일부 공기업과 공공기관 등 자산 10조원 이상 법인을 대상으로 했고, 중견기업은 자산 5000억원 이상의 기준을 적용했다. 중기업은 중견보다는 자산이 적고 평균매출액으로 400억원 미만의 기업을 뜻하며, 소기업은 120억원 이하로 분류했다. 다만 기업 분류는 업종별로 상이한 부분이 많아 세분화 된 기준을 별도로 적용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