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열린 '2017 실험실 일자리 대학생 창업 활성화 토크콘서트'에서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정부가 대학이 보유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교수나 학생이 창업에 나서는 '실험실 창업'을 활성화한다.
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열린 '2017 실험실 일자리 대학생 창업 활성화 토크콘서트'에서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기조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대학이 사람을 키우는 곳이었다면 앞으로는 사람과 이들이 일할 일자리를 함께 키우는 대학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지금까지 부족했던 청년들이 원하는 고급 일자리,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결국 기술에서 나온다"며 "기술이 나오는 실험실에서 논문과 특허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창업을 함께 연구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험실 창업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대학이 논문 또는 특허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창업을 말한다.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술집약형' 창업으로, 평균 고용규모가 9.5명으로 일반 창업기업에 비해 3배 가량 높고 창업 5년 생존율도 80%에 달한다. 대표적인 실험실 창업 사례인 미국의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 일루미나는 미국 터프스대학 교수가 실험실 기술을 기반으로 1998년 창업해 현재 기업가치 25조원에 이르는 55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실험실 창업 활성화와 창업 인재양성을 위해 내년에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5곳을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은 중기부가 선정·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 40곳 중 선발할 예정이며, 선발된 대학은 연구성과가 우수하고 창업지원 의지가 강한 실험실을 3∼10개 내외로 선정해 실험실 창업을 지원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실험실 창업 전담인력과 후속 R&D 등을 지원하고, 교육부는 학생 창업수당 지급과 창업으로 논문을 대체해 석사학위를 수여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이를 시작으로 이번 정부 내에 바이오·나노 등 첨단분야 실험실 창업 성공기업 100개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대학을 중심으로 1990년대 이후 실험실 창업이 활성화돼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경우 졸업생이 창업한 4만 개의 기업이 총 50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냈으며, 이들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약 2조7000억달러로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순수 기술 창업 비중이 2.3%에 불과하며, 전체 대학의 77.1%는 실험실 창업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임진우 DGIST 기술창업혁신센터장은 "대학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연구성과가 별로 없다는 비판은 실험실 창업 활성화를 위한 별도의 기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별도의 상용화 연구를 위한 자금지원과 외부 협력체계 구축 등의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