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바탕 교수·학생 창업
5년생존률 80%…일반기업 3배
내년 특화대학 5곳 선정·지원

정부가 대학이 보유한 특허와 논문 등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교수나 학생이 창업에 나서는 '실험실 창업'을 활성화한다.

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열린 '2017 실험실 일자리 대학생 창업 활성화 토크콘서트'에서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실험실 창업 활성화와 창업 인재양성을 위해 내년에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5곳을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이번 정부 내에 바이오·나노 등 첨단분야 실험실 창업 성공기업 100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은 중기부가 선정·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 40곳 중 선발할 예정이며, 선발된 대학은 연구성과가 우수하고 창업지원 의지가 강한 실험실을 3∼10개 내외로 선정해 실험실 창업을 지원하게 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이외에 바이오, 나노 등 분야에 다양한 창업이 이루어지도록 원할 예정이다. 자세한 선정 방식 등은 중기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 후 내년 초 공개할 예정이다.

실험실 창업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논문 또는 특허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창업을 의미한다.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술집약형 창업으로, 일반 창업기업에 비해 평균 고용규모 9.5명으로 3배 가량 높고 창업 5년 생존율도 80%에 달해 일반 창업 기업(27%)에 비해 우수하다. 대표적인 실험실 창업 사례인 미국의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 일루미나는 미국 터프스대학 교원이 실험실 기술을 기반으로 1998년 창업해 현재 기업가치 25조원에 이르는 55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대학을 중심으로 1990년대 이후 실험실 창업이 활성화돼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경우 졸업생이 창업한 4만 개의 기업이 총 50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냈으며, 이들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약 2조7000억달러로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울대학교의 경우에도 창업팀 중 실험실 창업 비율이 2.3%에 불과하며, 실험실 창업이 전혀 없는 대학이 전체 대학의 약 80%에 이른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아이디어 창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실험실 창업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며 "앞으로는 사람을 키우는 대학에서 사람과 사람이 일하는 일자리를 함께 키우는 대학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실험실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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