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론` 찬반 갈등 `재점화`

토론회 통해 반대측 설득 나서
국민의당은 6일 예산정국이 끝나자마자 '중도통합론' 관련 찬반 전쟁 2차전에 돌입했다. 안철수 대표는 '사퇴하라'는 야유 속에서도 통합 반대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통합론 설득에 나섰고, 반대파들은 예산안 정국에서 나타난 민주당과의 협조 성과와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한계점 등을 빌미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평화개혁연대' 주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통합반대여론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안 대표를 향해 "탈당하라", "뻔뻔하다"는 등의 야유를 쏟아냈지만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이번 예산정국에서 '리딩 파티(정당)'로서 강력한 중도개혁의 중심임을 증명했다"면서 아랑곳하지 않았다. 예산정국에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면서 다당제의 필요성과 연관시켜 통합론에 가치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민주정당 아니겠느냐"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이제 합의를 이루면 한 방향으로만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번 주말에 광주·전남을 찾아 통합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설득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통합 반대파들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바른정당과의 간극을 치밀하게 파고들고 있다.

예산정국에서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민주당과의 협조로 호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거 따내고 선거구제 개편 합의 등을 이끌어낸 데 대해 바른정당은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우리 정치권에서 정치 세력 간, 정당 간 신뢰는 언행일치를 할 때, 서로 약속을 지킬 때 나오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예산안에 대해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양당은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석하는 '2+2' 형태의 '정책연대협의체'를 통해 예산안 공조를 약속했었다.

이날 평화개혁연대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는 "통합 논의는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와 당의 이미지를 '구태정치'와 동일시하는 부정적인 결과로 연결되고 있다"며 "국정농단 책임이 여전한 바른정당과 통합 이후 정치 행보를 꾀하는 건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비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문혜원기자 hmoon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