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자금 확보를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재추진한다.

지난해 수주 부진 여파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7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미리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6일 "금융경색 등 위험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올해 매출액은 7조9000억원, 영업손실은 4900억원으로 예상했다. 내년 매출은 5조1000억원, 적자는 2400억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세계 조선 업황 악화로 지난해 수주실적이 5억 달러(목표 53억달러의 10%)로 급감했다"며 "고정비 부담 등을 해소하기 위해 연초부터 인력 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지속 추진하고 2018년 조업이 가능한 짧은 납기의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주가 지연되면서 내년 조업 가능 물량을 기대만큼 확보하지 못했고, 구조조정 실적도 당초 목표에 미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최근 '2018년도 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올해와 내년 총 73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적자 요인으로는 △인력 효율화 등 구조조정과 비용감축 목표 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매출원가 증가 △2017년 수주한 일부 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과 철강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증가 등이 꼽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인력 효율화는 노사 합의 지연 등에 따라 700명 수준에 그쳤고, 올해 수주 실적 67억 달러 중 2018년에 발생할 매출은 약 2조7000억원에 불과하다"며 "내년 매출 이익은 소폭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회계 기준에 따라 판매 관리비 등을 반영하면 연간 약 2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경영실적 악화 전망을 바탕으로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앞으로 자금 조달 여건 악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말 기준 예상 가용자금은 1조3000억원이고, 내년 실적 악화에도 자금 수지는 9000억원(순 현금유입)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회사채 등 2018년에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고, 실적 악화에 따른 금융권 추가 여신 축소 등에 대응하려면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게 삼성중공업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7~2018년 적자는 매출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며,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2019년부터는 매출이 회복되고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발주처와 협상을 진행 중인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등 해양 공사의 체인지 오더(공사비 추가정산)는 이번에 밝힌 2018년 실적전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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