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등 세율인하 흐름 역행
경쟁력 약화 기업성장 걸림돌
일자리·투자확대 역효과 우려

미국에 이어 일본도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만 법인세 최고세율 25% 인상이 사실상 확정됐다. 당장,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은 크게 약화되고, 투자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정치권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여야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2%에서 과세표준 구간 3000억원 이상에서 25%로 인상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에 합의하고 5일 본회의 상정에 합의했다. 최고세율 25%는 당초 정부안 그대로이며, 최고세율 적용 구간은 정치권 협의 과정에서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이상으로 상향됐다. 또한 모태펀드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세출예산을 1000억원 이상 증액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겼다.

재계 안팎에서는 경제에 찬물을 붓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국내 기업만 법인세가 인상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1위 품목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일본 기업과 비교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상 부담이 그대로 기업에 전가돼, 일자리 확충과 설비투자 확대에 역효과를 낼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기업에 25%의 세율을 적용하면, 90여개 기업이 한해 약 2조원의 법인세를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고세율에 해당되는 기업들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국내 중견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도 "최고세율 25% 설정으로 국가적으로 볼 때도 (해외)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이 법인세를 삭감하는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과 달리, 미 상원은 기업의 투자 유인에 초점을 맞춘 감세안을 지난 2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통과시켰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무려 15%포인트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도 현재 29.97%인 법인세율을 10%포인트 가량 떨어뜨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한·미·일 3국중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가장 높아, 수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권대경·황병서기자 kwon21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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