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교수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교수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교수
요즘 일자리 문제가 주 관심사다. 기술혁신의 가속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기존 일자리는 줄고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에 따라 국내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자리 창출의 해법은 융·복합산업 등 새로운 시장 창출에 있다. 과거에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 1970년대 노동집약적인 섬유산업의 퇴조를 예측하고 반도체, 조선, 중화학공업 등에 집중 투자해 지금의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게 한 경험이 그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비슷하다. 미래 일자리는 신산업창출의 성공 여부에 달린 것이다.

융·복합산업이든 신산업이든 시작은 창업이다. 그러나 전 세계 국가들 모두 창업 진흥에 열심이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어떻게 차별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창의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 스마트한 창업이 돼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과 창업자 모두 스마트해져야 한다. 리스크는 줄이고 성과는 극대화하는 방법, 그러한 방향으로 정책이 개발되고 발전돼야 한다.

첫째, 생태계 조성 창업정책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임계규모가 돼야 하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협력생태계가 형성돼야 하며 제도적 여건도 마련돼야 한다. 1개 기업이 이를 만들어내기 힘들다. 2007년 베터 플레이스는 전기자동차 플랫폼을 구축했다. 차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비싼 배터리를 이용자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베터플레이스가 빌려주는 비즈니스 모델로 초기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GE, 모건스탠리, HSBC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르노자동차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내 플루언스 Z.E. 모델을 개발하고 판매했지만 차량판매 저조·추가 투자 유치로 사업은 실패했다. 소프트웨어 오픈소스처럼 어느 한 기업이 이익을 독점하지 않는 생태계가 구축됐다면, 적어도 여러 기업이 플랫폼 설계와 제공에 참여했다면, 제도적 여건과 인프라 투자가 병행됐다면 소비자의 불안은 줄어들었을 것이고 사업은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사하게 현대·기아차가 수소차를 먼저 개발하고도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둘째, 신산업 성장시나리오를 고려한 묶음창업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의 창업지원방식은 재정지원공고를 내고 다수 제안자 중에서 선발하는 방식이라 목표 지향성이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산업으로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관련 분야 창업자만을 지원하는 목표지향적 지원정책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는 신산업생태계 조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기존 앵커기업이 있다면 부족한 부분, 보완돼야 할 분야를 집중적으로 창업기업을 발굴 지원한다면 생태계의 완결성을 통해 신산업의 조기 성장 및 정착에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성공 가능한 창업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 전 국민의 창업 마인드 조성을 기반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학원 랩(Lab) 기반 기술창업, 기업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스핀오프 창업 등 준비된 창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와 같은 창업의 특징은 이미 비즈니스모델, 사업화 네트워크, 인프라 등이 준비돼 성공 가능성과 사업의 지속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남아있는 대학의 창업규제는 없애고 기업도 스핀오프 창업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넷째, 전문화된 벤처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실리콘 밸리 Y콤비네이트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실리콘 밸리에서 2만달러 미만의 소액투자와 함께 3개월 정도의 교육훈련과 사

업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업체다. 이 회사를 통해 성장한 회사가 드랍박스, 에어비앤비라고 하니 그 성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투자자라기보다 액셀러레이터라는 표현이 맞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자신의 시드 자금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 것, 즉 투자의 레버리지효과를 노리는 것이 바로 Y콤비네이터의 전략인데 우리나라도 다수 기업인이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고, 정부재정지원사업도 유사한 모델이 있다. 보다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창업 리스크 해소를 위한 스타트업 브릿지 환경조성 등 제도적 환경정비도 필요하다. 미국의 와비파커는 이탈리아 명품 안경제조업체 룩소티카가 독점하다시피 한 안경시장을 온라인시스템으로 공략하여 성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사례다. 설립자는 와튼스쿨에 재학하던 학생 4명이 창업한 회사다. 그들은 관련 분야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시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재학 중 준비기간을 거쳐 창업에 성공했다. 실제 어느 정도 성과가 있기 전까지 학생신분을 유지한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빌 게이츠도 대학을 중퇴하기 전에 이미 어느 정도 사업모델을 완성했다고 하니 실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겸업이나 준비기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창업정책과 지원방식을 좀 더 유연하게 한다면 저변은 확대되고 창의성은 극대화되며 리스크는 최소화해 혁신성장을 좀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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