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물다섯, 군대에 입대할 만큼 건장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다섯 살 어린이처럼 어머니가 일거수일투족을 돌봐야 하는 병진 씨. 집 안에서도 지팡이를 짚어야 간신히 몇 걸음 뗄 수 있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통증으로 혼자서는 양말 하나도 제대로 신을 수 없는 상태다. 군대에서 훈련을 받다 발목을 다쳤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한 것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번진 것이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외상 후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매우 드물지만, 만성적으로 지속하는 신경병성 통증을 말한다. 통증은 손상의 정도에서 기대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발생하며 해당 손상이 해결되거나 사라졌음에도 지속하는 특징이 있다. 고통을 견디기 위해 최근 마약성 진통제를 몸속에 주입해주는 펌프 시술까지 받았지만,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도 병진 씨의 통증 앞에선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회사까지 그만두고 24시간 함께 하며 병진 씨의 손발을 대신하고, 통증을 함께 견뎌주려 노력한다. 하지만 견딜 수 없는 통증과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에,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병진 씨. 어머니도 아들도 그 당시를 떠올리면 눈물만 차오르는데... 지옥 같은 통증은 그렇게 스물다섯 청년의 빛나는 청춘을 앗아갔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삶을 포기할 수 없었다. 정신과 상담을 권했고, 지친 아들을 독려해 재활 치료를 받자고 설득했다. 혼자 힘으로 다시 걷게 된다면,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스물다섯 청년 병진 씨.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이야기를 함께한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75세 안분자 씨는 일어서는 것도 힘들고, 한 발짝 뗄 때마다 뼈가 으스러질 것 같은 통증에 유모차 신세를 져야 한다. 계단을 오를 땐 손을 이용해 엉금엉금 기어가고, 집 안에서는 엉덩이를 밀면서 움직인다. 혈혈단신 월남한 남편과 함께 억척스럽게 화전을 일구며 6남매를 키운 지난 세월이 양쪽 다리를 짓누르는 고통으로 남은 것이다. 수술을 권유하는 의료진과 자식들의 설득에도 끝내 거부했던 안분자 씨, 자식들의 도움으로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았는데 더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고집 때문이었다. 약으로 버티고, 무릎에 물이 찰 때마다 물 빼는 주사를 맞으며 견디던 그녀가 결국 고집을 꺾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 했는데... 이 상태로 5개월이 지나면 더는 걸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병수발에 자식들이 고생할까 결국 수술대에 오른 안분자 씨,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가족들의 손을 잡고 집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
김지영기자 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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