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토대로 북한에 대해 압도적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북한의 오판을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북한이 시험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기술 확보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양 정상 간 통화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및 북한 성명 등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어제 정부성명을 통해 ICBM 개발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고, 핵무력 완성을 실현했다고 선언했다. 어제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지만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도발 직후 우리 군의 대응을 상세히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육·해·공군은 지대지, 함대지, 공대지 3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정밀 타격훈련을 실시했다. 나는 이를 사전에 승인해뒀는데, 이는 북한에게 도발 원점에 대한 우리군의 타격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첨단 군사장비 등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고 "자산 획득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하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굳건한 한미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적이고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미국의 결정이 조기에 공표된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고위급 대표단 파견 결정을 문 대통령께서 직접 IOC에 전하는 것도 좋다"고 화답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양 정상은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제공ㆍ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