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불량국가'(rogue nation)로 지칭하면서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군사력에만 의존할 수 없고 여전히 외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일 (인도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일간 힌두스탄타임스가 주최한 '리더십 서밋'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인도 IANS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늘날 20세기에서와 같은 강대국 간 힘의 경쟁은 볼 수 없지만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와 그들의 미사일 발사 문제, 테러 위협이 끊이지 않는 중동 문제를 다룰 때 여전히 외교가 중요함을 지적하고 싶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군대와 무기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구축한 자유로운 국제질서는 군사력이나 국가 합병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원칙과 법의 지배, 인권 및 개인의 자유에 기반을 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탈퇴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그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우리 어린이들에게 성공할 기회를 주려는 합의"라고 부르면서 이에 관해 "미국의 지도력이 잠시 멈췄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말한다면 그와는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고 견해차를 극복하기도 어렵다"면서 "다행한 것은 미국에서 주 정부와 도시들, 기업과 대학들이 파리협정에서 이뤄진 합의들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좌든 우든 파괴적인 포퓰리즘은 현대 민주주의의 위협"이라면서도 "미국에 내가 동의하지 않고 따르지 않는 정치적 경향이 있지만, 미국의 흐름의 일부라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의 중요성과 관련해 "폭스 뉴스를 보는 사람들과 뉴욕타임스를 읽는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현실을 산다"며 "만약 내가 폭스뉴스를 본다면 나조차도 내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인도와 미국이 다원주의와 관용, 자유시장과 인권 등 공통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인도와 미국이 함께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나라가 종교에 따라 선이 그어져서는 안 된다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말했다"면서 "무슬림과 같은 소수자도 나라의 일부라고 스스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 정부와 다수 사회가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부기자 dtnew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