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 등 '9인 협의체' 가동 손보·증권업종 대형매물 인수로 시너지·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 2006년 LG카드 이후 M&A 없어 잇단 대형빅딜로 덩치키운 KB에 비은행 부문 뒤지며 리딩뱅크 위기
신한금융지주가 증권, 손해보험 업권의 메이저 금융사를 인수 및 합병(M&A) 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격적인 M&A 행보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6년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LG카드를 인수하며 단숨에 국내 최대 금융지주로 올라섰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빅딜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대형 빅딜로 몸집 불리기에 성공한 KB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을 중심으로 금융사 M&A를 추진하기 위한 비공식 회의체를 가동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주 내에 조용병 회장을 비롯해 핵심 관계자 9명이 참여하는 '9인 M&A 추진 회의체'가 가동되고 있다"며 "업권 구분없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적절한 매물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직접 관장하고 있는 협의체는 대형 M&A 빅딜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으로, 지주 내 핵심 인원 9명만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 그룹에 시너지를 내고 종합금융그룹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는 적절한 매물이 주 대상이다. 특히 신한금융이 KB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증권과 손해보험 업종에서 적절한 매물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 회장도 최근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조 회장이 지주 내에 핵심 인원으로 구성된 비공식 M&A 회의체를 만든 것은 본격적으로 M&A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
신한금융이 공격적 M&A를 위해 내부적으로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는 것은, 조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역전 당한 상황이고, 최근에는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 LIG손보 인수로 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데 반해, 신한금융은 저조한 상황이다.
우선, 은행 부문은 최근까지 신한은행이 앞서다가 올해 2분기 들어 국민은행이 앞서나가고 있고, 카드 부문은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익이 국민카드(2339억원)의 3배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과 캐피탈, 자산운용 부문은 모두 KB금융이 수익성 측면에서 앞서고 있고, 손해보험은 신한금융이 아예 자회사가 없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손보와 KB캐피탈이 자동차금융과 관련해 시너지 효과가 크고, 올해는 손보업계가 수익성이 좋아 신한금융으로서는 가장 아쉬운 분야가 손해보험 부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중·소형 금융사를 인수해 기존 자회사와 합병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형 금융사를 인수하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증권업종과 손보업종은 신한금융이 부족한 분야이기 때문에 규모 등 마땅한 매물이 나오면 인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