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회장, 내년 전망 부정적 통화긴축·보호무역 확산 우려 글로벌 상담회·전시회 등 모색
2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내년 무역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무역협회 제공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내년 무역 전망에 대해 2년 연속 1조 달러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환율 등의 변수가 있어 올해만큼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부와 마찬가지로 협회 중점 사업으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과 중기 수출 육성 등을 꼽았다.
김 회장은 2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년은 올해 만큼은 아니지만, 무역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원·달러 환율이 생각보다 빨리 떨어져서 내년에는 생각보다 더 낮아지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화 긴축 정책과 보호무역, 원화 강세 등을 수출 제한 요인으로 꼽았다. 무역협회는 내년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20원 내외로 올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수출 호조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호황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도체 자체도 수출 경쟁력을 회복한 것"이라고 답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해도 올해 10월 말까지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1.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점적으로 중소·벤처·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전시회나 상담회 등으로 중소기업을 외국에 소개하고, 대·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더 활발하게 하는 방향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내년 수출과 수입 증가율을 각각 4.7%와 6.3%로 전망했다. 예상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6020억 달러, 5080억 달러로 총 무역액은 전년보다 5.4% 증가한 1조11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이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 투자 확대로 전년보다 8.8% 증가하면서 단일 품목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일반기계는 중국 건설경기 호조와 신흥국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로 6.0%,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과 신·증설 설비 가동으로 3.9%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도 수요 회복과 신차 효과, 한중 관계 개선 등으로 5.9% 증가하는 등 13개 주력품목 중 9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선박은 수주 잔량 급감으로 수출액이 반 토막(-52.2%) 나고 철강도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로 9.1% 감소하는 등 4개 주력품목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연간 수출과 수입 전망은 각각 5750억 달러, 4780억 달러로 총 무역액이 1조530억 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16.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김 회장은 전임 김인호 회장의 '청외대 압력 사퇴' 발언과 관련해 "제가 말할 처지는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전망에 대해서도 "예단하긴 어렵다"며,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긴밀하게 협의해 역할을 찾겠다고 했다.
또 한중 FTA 서비스·투자분야 후속 협상 관련해 "지금 중국과 관계가 나아지는 단계에 있으니, 문 대통령이 12월 방중하면 (한한령) 문제가 풀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가 강점이 있는 여러 서비스업 등을 많이 진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