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정부나 시장 주체들이 뭔가 단단히 착각하는 듯합니다. 소비자들이 완전자급제를 원하는 이유는 물론 비싼 가계통신비를 낮추고 싶다는 열망도 포함돼 있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현재의 요금과 단말기 구매 프로세스가 너무나 복잡하고 불투명하기 때문에 차라리 완전분리해 구매하고 싶다는 겁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가장 먼저 발의한 김성태 의원(사진)이 최근 열린 가계통신비 정책협의체 회의 경과에 대해 적지 않은 유감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24일 가계통신비 정책협의체는 두 번째 회의를 열고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부정적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는 현재 여당, 야당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 다수가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여야 합의를 한 것이나 진배없는 국회 입법 상황과는 상당한 온도 차다.
김 의원은 27일 디지털타임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완전자급제는 통신 요금과 단말기 구매를 분리시켜 소비자들이 투명하고 알기 쉽게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통신 요금과 단말기 출고가격에 대한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가계통신비를 낮추자는 취지에서 발의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계통신비 정책협의체는 정작 소비자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완전자급제를 시행할 경우 타격이 적지 않은 제조사와 유통업체, 통신사들이 모여 '부정적 의견'만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최근 출시된 아이폰X(텐)이 '가격 경쟁' 무풍지대에 있다며 직접 겨냥했다. 김 의원은 "아이폰X는 원가가 4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판매가는 133만~163만원 수준으로 최고가 수준이며 이 가격은 특히 외국 판매 가격에 비해서도 비싸다"면서 "더구나 이동통신사를 통해 구매하는 가격이 다르고, 애플에서 직접 판매하는 가격은 또 다른 데다 통신사에서 각종 요금제나 할인카드 등과 결합할 때마다 가격이 달라져 이용자들이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종 경우의 수를 따지다 보니 정작 단말기 자체에 대한 가격경쟁은 사라지고 이용자의 부담만 늘어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완전자급제를 시행하게 되면 단말기와 요금이 분리되면서 소비자가 직접 가격 거품을 따져보게 되고 이에 따른 경쟁이 발생해 궁극적으로는 통신비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일각에서 제기한 100% 완전 자급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김 의원도 일부 동의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도 소위 '공기계'라 불리는 자급 단말기가 유통되고 있지만, 통신대리점을 통해 단말기를 구매하는 비율이 워낙 높다 보니 경쟁 효과가 제한적이다. 때문에 완전자급제를 통해 경쟁 효과를 극대화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일단 단계적으로 자급 비율을 높여 유통업계에 미칠 충격이나 시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급 비율을 확대해나간다면 투명한 구매 프로세스와 합리적인 경쟁 체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